[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저자 알렉상드르 스테른 / 역자 정연주 / 출판사 윌북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오대양 육대주 지구 어디든 지리적 탐험이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각 나라를 상징하는 미식의 탐험만큼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맛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며 응용의 폭이 넓고 섭렵하기에 그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일까. 맛과 향의 고지를 점령하려는 미식가의 혀는 요리의 갯수가 다양해 갈수록 의지를 불태운다. 

저자 알렉상드로 스테른의 신간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에서는 미식가를 대리만족 시키는 700가지 ‘찐’맛이 소개한다. 저자가 직접 155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맛보고 엄선한 미식 버킷리스트를 담았다. 새로운 취향을 개척하려는 맛 탐험가를 위한 최적의 안내서라는 평을 받은 책으로 음식의 세계지도와 거대 라이브러리를 자처한다. 

단지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고찰에만 그치지 않고 외진 골목거리에서나 맛볼 수 있는 거리음식이 등장시킨다. 또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엄선된 식재료로 까탈스런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는 미식 세계를 큐레이팅했다.

우리나라가 소개될 때는 김치만을 강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갈치나 팥빙수, 호떡이 포함된 내용을 다뤘다. 영국의 효모 추출물아 주원료인 ‘마마이트’, 발트해의 청어를 발효시킨 스웨덴의 전통 음식 ‘수르스트뢰밍’ ,우리나라의 홍어나 번데기처럼 기호도가 분명히 나눠질 음식을 다루면서 ‘후천적으로 익숙해져야 하는 맛’이라는 코너를 덧붙였다. 이는 낯선 음식을 다뤄 의구심을 증폭시키기에 앞서 같은 영토에서 지역색이 다른 식문화가 존재 할 수 있음을 드러내 식문화의 다양함을 강조했다. 

저자는 유럽 프랑스를 발원으로 이베리아반도를 거쳐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지나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주로 훑어나간다. 세계의 요리를 지역별로 소개하고 전채 요리부터 시작되는 식사 순서대로 갈무리 했다. 

구체적으로 과일과 채소, 빵과 곡물, 향신료와 양념, 해산물과 육류, 길거리 음식과 전통음식, 유제품과 디저트, 음료 순으로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국가별로 구성된 책의 흐름에 따라 흥미가 있는 나라부터 선별해서 읽어도 무방하다. 선택한 나라 미식 탐방안에서도 관심 있는 종목의 흐름대로 선택해 각지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읽어나가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요점만을 짚어주는 미식평에는 단순한 음식에 대한 맛평가에 그치지 않고, 음식의 기원과 특징부터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간단 레시피까지 제안했다. 당근의 색이 원래 보라색에서 주황색으로 된 이유부터 딜라이트가 궁중에서 인후통 약으로 개발되었던 역사적 사실, 프랑스 유명 디저트인 바바오 럼의 기원은 폴란드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알기 쉽고 재미나게 표현해 낸 라이브러리 방식으로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다.

저자는 “한국은 인접한 중국, 일본과도 다른 매우 독특한 요리 전통을 간직한 나라라고 본다. 근본적인 이유로 겨울은 매우 춥고 여름은 매우 더운 극단적인 기후때문이다. 이런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국민은 발효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했다. 거기에 불교의 영향으로 채식이 발달했고, 17세기에 들어온 고추도 빠르게 퍼져 나가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또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술 소비국이라 소주에 특별히 페이지를 할애했다. 한국은 알면 알수록 요리에 대한 그들의 애정이 깊다”고 밝혔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레베카 랙 사익스의 ‘네안데르탈’, 이어령의 ‘거시기 머시기’,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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