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 태아 사망 후 약물·수술·기대요법 선택적 시행

최근 출산율 저하에 따라 출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어떠한 원인에서인지 모르지만 젊은 여성의 유산율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유산이란 배태 혹은 태아가 28주전 혹은 체중이 1000g 이하에서 임신이 중단되는 경우이며, 임신 12주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를 조기유산이라하고, 12주~28주에 발생하는 경우를 만기유산이라 한다. 최근에는 산과와 신생아 관리기술의 발전에 따라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중단되는 경우를 유산이라 한다. 유산이 되면 보통 사망한 임신산물이 자연배출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고, 이를 계류 유산이라고 한다.

계류유산은 자궁경부가 닫혀있는 상태로 수 일에서 수 주 동안 사망한 임신산물이 자궁 내에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임신 초기에는 정상 임신의 증상 및 증후를 보이지만, 태아 사망 후에는 질출혈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기타 절박유산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계류유산은 자연 배출된다. 

특히, 임신 초기의 계류유산의 경우 초음파 검사 상 비어있는 태낭이나 심정지 상태의 배아나 태아가 확인된다. 자궁 내 태아사망의 원인으로 태아의 기형, 태반조기박리, 산모의 내외과적 질환 등 여러 가지가 알려져 있으나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궁 내 태아사망이 진단되었다면 빠른 시간 내에 분만을 시행하도록 한다. 사태(死胎)가 4~5주일 동안 잔류하면 약 30%는 태반이 스스로 용해되어 혈액응고 활성효소를 방출하고 아울러 모체의 순환에 들어가 혈액응고 기전에 장애를 미쳐 임신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전신 상태로는 피로, 무기력, 식욕부진, 우울감 등이 있고, 자궁은 더 이상 커지지 않거나 더 작아질 수도 있고, 유방은 대부분 퇴행하고 약간의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산모의 출산력에 따른 유산 빈도는 초산부에서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계류유산의 원인으로 지적 된 것은 포상기태와 태반 융모성 질환, 낮은 염색체 이수성, 혹은 정상임신보다 유의하게 낮은 체강액의 렙틴 농도 등이 있었으나,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다.

자궁내용물을 계류 시키는데에 태반 기능의 정도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자궁 근에 미치는 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되는 것이 보통이다. 계류 유산의 경우 혈액 응고 기전 등, 산모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하면 산모의 사망까지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 영역에서 중요한 질환의 하나이며, 1회 이상의 유산을 경험한 여성이 다시 유사할 확률은 전 임심의 수와 무관하게 25~30%이므로 계류유산에 대한 연구는 반복 유산 원인 탐구와 예방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그러나 아직 계류유산의 원인 및 예방에 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며, 치료법도 계류유산 이후에 대해서만 적극적인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자궁 내에서 태아가 사망한 이후 치료는 기대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약물요법이나 수술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대요법은 사망한 태아를 비롯한 임신 잔류산물이 자연적으로 배출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으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시기가 애매하고, 종종 추가적인 소파술이 필요하다. 임신 16주 이하의 조기 태아사망으로 진단된 유산의 경우 기대요법을 통해서는 단지 37%에서 7일 이내 완전한 배출이 이뤄진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14주 이상의 계류유산 또는 불완전 유산한 임산부 중, 기대요법의 74%에서 완전한 배출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 83%는 7일 이내 완전히 배출되었다. 2주간의 기대요법 후에도 자연배출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요법이나 수술요법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응급 수술이나 수혈의 위험 때문에 조기 계류유산에는 기대요법을 권하지 않는다.

유산에 대한 약물요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이다. 원래 위궤양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으나 임신중절에도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다. 미소프로스톨을 투요하는 방법과 용량은 다양하며,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수술요법은 소파술을 통하여 임신산물을 흡입하여 배출하는 방법으로, 계류유산에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성공률이 매우 높고 효과적이지만, 자궁천공, 골반감염, 발열, 하복부통증, 자궁출혈 및 자궁내 유착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생식능력저하로 인해 다음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궁에 대한 물리적인 개입이 잦을수록 자궁내 유착이 잘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잔류태반으로 D&C(경관확장자궁소파술) 이나 HR(자궁경절제술)을 받은 여성의 22.4%에서 자궁내유착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으며, 잔류태반 제거수술을 받은 후 임신율은 55.6%, 다음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4개월, 새로운 난임 문제 발생률은 26.7%로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의학적으로 계류유산은 사태불하(死胎不下), 자사복중(子死腹中)이라 하며, 산모의 기혈(氣血)의 운행(運行)이 순조롭지 않거나 기혈이 허약하여 태아를 배출하지 못한다고 여기며, 또한 비허습곤(脾虛濕困)하거나 어혈내저(瘀血內阻)하여 태아의 배출에 장애를 받는다고 보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유산의 경우에도 정상출산 만큼의 모체 손상이 이루어지며, 반산(半産)후 반드시 양기혈고태원(養氣血固胎元)하는 약을 다복하여 허함을 보충하고 유산 후의 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실제로,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만성 골반통, 기분장애와 같은 산후풍 증상을 겪을 수도 있으며, 정상적인 출산을 경험한 것보다 환자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상태가 더 높을 수도 있으나 정상출산과 비교하여 충분한 조리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정부와 사회가 출산율 저하로 인해 사회적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결혼과 임신을 촉진하는 여러 정책들을 쓰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임신을 촉진하는 의료적인 방법 못지 않게 유산을 예방하고 방지하여 출산율을 올리는 것 역시 이와 다르지 않게 중요하므로, 앞으로 의료적인 차원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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