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경계를 넘어서라] 저자 제운 스님 / 출판사 지혜의 나무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선악의 경계에서 인간은 구분과 차별로 흑과 백의 논리를 적용해 왔다. 여기서 절대선과 악의 분별로 도달한 결과에 집착하며 스스로 괴로움과 고통의 사슬로 옭아 맸다. 어디서나 아군과 적군으로 대치 양상을 보인다고 정의해 자신이 내린 절대선으로 상대를 제압하려한다. 

제운 스님의 신간 ‘선악의 경계를 넘어서라’에서는 구분과 차별에서 벗어나 좋고 나쁨, 깨끗하고 더러움 등의 구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독자에게 알린다.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따라 가다 보면 스님이 직접 그린 시서화로 편안한 반열의 상태에 이르게 한다. 향기나는 꽃도 결국은 더럽고 냄새나는 칙칙한 거름의 화학적 요소의 작용에 의해 피어난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고통의 원인인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도 이분법적 사고 방식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타이른다.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존재의 양상은 그 실체가 영원하지 않는 ‘공’이라고 말한다. 근원적으로 공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진 만물의 근원을 구분지으려는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다. 

스님은 “모든 중생의 마음은 선악을 함께 가지고 있다. 산중에서 도를 닦는 수행자는 도의 분상에서 살얼음을 걷듯 자신을 관조한다면, 세간의 사는 속인은 이것이 전부고 저것이 최상이 다 하면서 다툰다. 무엇이 최상이며 무엇이 전부인가. 세상을 살 만큼 살다보면 무엇이 최상인 것도, 무엇이 전부인 것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고 전한다. 

전체적인 구성은 인생의 나래, 집착으로 부터 해방, 정진, 내일을 위한 반조 4부로 나뉜다. 1부 인생의 나래에서는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인생을 정의내리기 보다는 인생이란 인간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면서 마음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정의도 되고, 비정의도 될 수 있다고 언지해 준다. 행복한 자신을 찾는 과정 속에서는 좋은 환경과 그렇지 않은 나쁜  환경속에서 정의내리는 만족보다는 자신의 인식으로 환경의 영향을 뛰어 넘을 줄 알아야 한다고 타이른다. 결국 인생의 의지와 행복은 같은 음식 재료로 각자의 특유의 맛을 내는 쉐프의 레시피처럼 꼿꼿히 오래 설수 없고 가랑이를 많이 벌리면 오래 걸을 수 없는 것처럼 환경의 변화가 이끄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려 의지대로 행복을 찾으면 된다고 전한다. 

2부와 3부 ‘집착으로부터 해방’과 ‘정진’에서는 선악의 경계를 넘나들기 위한 방법을 독자에게 호소한다. 시간과 공간에서의 인성의 가치에 대해 논하는 저자는 집착으로 부터 해방되는 의지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봄의 인생길에서 양지로 가는 길은 음지가 있음을 인정하고 시인하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설파한다. 

결국 정진할 수 있는 원초적인 힘은 자신과 허공이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는 길에서 시작된다고 언지해 준다. 허공에 꽃을 피운다는 것은 그물에 그 어떤 걸림도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온에 집착하지 않는 정진 상태를 의미한다. 4부 ‘내일을 위한 반조’에서는 역사의 거울 앞에서 운명을 바로 보는 자신을 바로 아는 방법을 피력한다. 운명은 얼마든지 변화가능하다고 알리는 저자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의지와 노력의 초능력적 힘의 작용을 인지해야 할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책은 일간지 경상매일 신문 칼럼 ‘산방한담’에 2년간 연재했던 글과 경기데일리 칼럼 ‘오늘의 법문’에 에세이형식으로 연재했던 글을 추리고 모아서 출간한 책이다. 

스님의 또 다른 저서로는 ‘너는 금생에 사람노릇 하지마라’ ‘달마 산책’, ‘오가 밥상’, ‘그대 안에 수미산도 다 놓아버려라’, ‘채근담’ 등이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법륜의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저자 파마드 삼바바의 ‘티벳사자의 서’, 저자 김현준의 ‘신묘장구대다라니 사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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