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이탈 전 선행 열차 ‘흔들림’ 이상 신고 접수 돼

대전 조차장역 인근의 SRT 탈선 사고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려는 열차가 지연되며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글=이창환 기자, 사진=독자제보]
대전 조차장역 인근의 SRT 탈선 사고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려는 열차가 지연되며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글=이창환 기자, 사진=독자제보]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지난 1일 대전광역시로 진입하던 SRT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승객들이 부상을 입었고 14편의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탑승을 기다리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일이 발생했다. 다만 이 사고에 앞서 철로 이상 신고가 접수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국토교통부가 즉각 조치에 나섰다. 

지난 1일 부산을 출발해 수서로 가던 SRT 열차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하며, 11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7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SRT와 KTX 고속 열차는 최대 5시간 가까이 지연되기도 했다. 

SRT 측은 즉각 조치에 나섰지만, 궤도를 이탈한 차량의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현재까지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이 진행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앞서 사고지점을 지나갔던 선행 열차가 해당 지점을 통과하는 동안 열차가 이상적으로 흔들리는 징후 등을 포착하고 신고했으나, 신고를 받은 관제 당국이 후행 열차에 대한 감속 및 주의 운행 전달 등에 소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 역시 이에 대해 “선행 열차가 사고 지점을 지날 때 열차가 흔들려 대전 조차장역에 이 관련 신고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조차장역세서는 후행 열차에 대한 감속이나 주의 운전 등 적절한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이창환 기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원인 조사 나서

해당 사고와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토부 2차관 및 철도관계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사고분석 내용을 보고받고, “고속열차가 일반선로를 지나가거나, 열차가 분기되는 구간 등 취약한 부분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현 유지보수체계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인 가운데, 이번 사고는 고속전용선로가 아닌 일반열차가 주로 다니는 일반선로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로 기온상승에 따른 레일관리 문제와 차량정비 불량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행열차에서 이상 징후가 있었음에도 해당역 관제실에서 궤도를 이탈한 후속차량에게 감속 또는 주의운전에 대한 지시가 없었던 점도 조사 중에 있다. 만일 해당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과 함께 후속조치 미흡이라는 인재 가능성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특히 선행열차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했는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경위가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하라”면서 “열차운행 중에 이상 징후가 발견 경우 기관사가 즉시 감속할 수 있도록 철도관제체계의 일체 정비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국민안전은 최우선 과제”라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철도안전, 국민편의, 공공 효율 차원에서 현장관리부터 열차운영까지 철도안전체계 전반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 당일 서울역과 용산역, 수서역 등에서 경부선 및 호남선 등으로 내려가는 고속열차 등이 사고 수습 등으로 지연되면서 많은 불편을 겪었다.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기다리던 한 승객은 일요서울에 “열차 출발 예정 시각 30분 전부터 와서 기다렸는데, SRT 탈선 사고로 1시간 넘게 대기했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창환 기자]
[이창환 기자]
열차지연을 안내하는 현황판. [이창환 기자]
열차지연을 안내하는 현황판.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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