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어휘] 저자 유선경 / 출판사 앤의서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한국인은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일에 미숙하다. 자신의 감정을 들춰내기도 전에 삭히고 감추는 일에 익숙해 왔다. 소극적인 자기 태도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일도 습관이 돼야 가능하다. 모호한 감정으로 합일점을 찾지 못해  골이 깊어지기 전에 적극적인 감정 표현으로 타인과 악수를 나누는 일은 자기 자신을 지지하는 수고스런 셀프노력이다. 

저자 유현경의 신간 ‘감정어휘’에서는 감정을 표현하는 말의 추임새를 익혀 적절하게 사용하면 삶을 선명하게 밝힐 수 있다고 말한다.

대다수가 그간 두리뭉실한 표현에 익숙해 왔다. 그 상황이 단지 분노 표출이 아닌 진짜 감정을 이해하려는 상황이 되려면 구체적이며 뚜렷한 상황 묘사는 더욱 절실하다. 

그 표현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든, 단순한  감정조절을 위한 동기부여이든 상관없다. 상황에 따른 올바른 적확한 표현은 심리 소통 관계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적확한  표현은 감정지식이다. 제각각 상황에 따라 놓인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는 일에서 시작한다. 예를들면 표면적인 두리뭉실한 ‘슬프다’라는 상황을 고립이나 원망, 희생과 무차별, 고민이나 체념으로 풀어서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자.

감정은 복잡한 상황을 수놓은 씨실과 날씨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신호다. 이 신호를 그대로 인지해 미려하고 세밀하게 표현해 낼 줄 아는 선택은 장한 일이다. 

저자는 “이책은 자신의 감정을 좋다, 싫다, 나쁘다 정도로 뭉뚱그려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거나 심리문제, 소통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것이다. 책에서는 1000개가 넘는 다양한 감정어휘를 소개해 감정에 이름을 붙여볼 생각이다”고 전했다.

총 5장에 걸쳐 감정의 실마리에 대해 풀어주는 책에서는 감정이 어떤 통로로 신호를 인지하는지 언급한다. 감정 어휘를 적재적소에 쓸줄안다는 것은 온도와 통각과 촉각, 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감정이 가리키는 방향을 예의주시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감정도 성숙해나간다고 전제하는 저자는 성장하는 데 필수 요소가 긍정적인 자극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모든 감정을 자신을 상생시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알리면서 각자의 개별성과 주체성, 고유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여기서 사람의 감정을 얼어붙게 만드는 감정 파악을 통해 불안과 두려움을 구분하고 실체를 마주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감정어휘를 취사선택하기를 당부한다. 결국 완성도 높은 삶일수록 갖가지 감정을 경험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과정을 쉼 없이 거쳐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감정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용감하고 담대하게 마음의 회복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어준다.

저자는 뭉뚱그려 말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감정을 살피고 표현해 내는 ‘상황별’ 감정어휘를 181가지로 정리해 수록했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인정하고 적절한 이름을 붙이는 과정을 통해 이성과 자제라는 널판지에 못을 쳐박고 살았던 구속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해석과 해결 방법으로 감정을 읽고 인생의 징후를 살피라고 다독인다.

이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불안의 철학’, 저자 수전 케인의 ‘비터스위트’, 저자 현진의 ‘감정와해 기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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