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기우 언론인] 여권 등에서 한덕수-이상민 동반 교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 등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보는 여권 내부에서는 동반 사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또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교체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란 관측도 뒤를 잇는다. 뿐만 아니라 메모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무능론이 흘러나오면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대폭적으로 교체 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야기 나누는 한덕수 총리와 이상민 장관. 뉴시스
이야기 나누는 한덕수 총리와 이상민 장관. 뉴시스

- 한덕수.이상민.권영세-비서실장.정무.시민사회 3+3 교체 윤곽
한총리.이장관 참사책임론’, 권장관 전대출마 차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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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실장.이진복.강승규 무능론재부상 교체설 여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두고 일각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오히려 구조를 지휘했던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입건됐다. 주무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문책하지 않은 채 먼저 출동한 지휘자인용산서장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상황에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내각 구성원은 없는 상황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상응하는 책임을 엄정히 묻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 등은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누다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김 수석과 강 수석은 퇴장 당하고 말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국회 답변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가는 없었다며 국가 책임을 시인했다. 이 때문에 여권 등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장관 등 지휘 책임 있는 인사들은 물론 기강이 해이해진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교체해야 한다는 말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 여권에서도 책임론

야권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교체하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태원참사대책본부는 국정 최고책임자인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에 나서라한덕수 총리를 경질하고, 이 장관 등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여권에도 자진사퇴론 등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습 뒤 정치책임을 묻겠다는 건 국민적 공분에 불을 지르는 어리석은 판단이라며 야당과 국민의 비난 대상이 된 인사들을 조속히 정리해야 국회 대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수 의원도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 용산구청장 등이 보여준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공직자는 국민에게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애도 기간도 끝났으니 이제는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길 비서실장과 김은혜 수석. 뉴시스
김대길 비서실장과 김은혜 수석. 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당 지도부도 윤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인사는 정쟁을 안 하고 야당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용산이 수습책을 줘야 한다국민 여론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 아니냐. 예산 심사가 시작되기 전에 대통령실에서 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통하던 신평 변호사도 이 장관과 한 장관 등은 정무적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신 변호사는 한 총리와 이 장관을 겨냥하며 법적인 책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가에 큰 변고가 생기면 최고 직책의 공무원이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사퇴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다. 참사가 일어났는데 아무런 정치적, 도의적인 책임을 지지 않은 예를 듣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과 잘 아는 친여(親與)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이상민 장관은 퇴진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니냐다왜 이렇게 수습의 실마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냐는 의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나아가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관련 일선 공무원을 질타하는 반면, 고위직에 책임을 묻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한 총리와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탓이라고 했다. 그는 모임에서도 하는 말이, 총리나 행안부 장관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어야 되는 것은 아니냐, 오히려 이분들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이 윤 대통령한테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 두 분이 (윤 대통령이 사람을 못 자르는 것을)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이용을 하면서 여권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웃기고 있네~” 김은혜 포함되나...대통령실장 전전긍긍

이 뿐만 아니다. 여권에서는 메모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그리고 이진복 정무수석 등의 교체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단적인 예로 김 수석의 경우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수석은 앞서 윤 대통령을 둘러싼 비속어 논란이 있을 당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수석의 말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민주당 등을 향해 욕설을 한 것이에 논란을 키웠다. 이에 더해 메모논란까지 일으킨 셈이다. 국회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이 수석이 소통 부재논란에 휩싸인 이유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지금은 국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번 사태의 원인과 법적 책임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그런 뒤 필요하다면 정무적 책임도 따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장관 등의 경질 등에 거리를 뒀던 윤 대통령이 정무적 책임을 언급하며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까자 물러날 경우 불똥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도 튈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11일부터 46일간 동남아 순방을 마친 후 다음 주 중반 이후 이 장관 거취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소통채널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유임하기보다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물러나게 할 것이라며 타이밍만큼이나 방식이 중요하다.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후임자 물색을 마쳐 놓고, 검증도 완료한 상황에서 이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장관은 그 후임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실제 임명될 때까지 백의종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앞서 수석비서관들이 배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안상훈 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비서실장. 2022.08.17. 뉴시스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앞서 수석비서관들이 배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안상훈 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비서실장. 2022.08.17. 뉴시스

대통령 정무적 판단 돌입,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가동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시점과 연동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기국회의 예산 정국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어차피 대통령실과 내각에서 차기 총선 출마 등을 준비하는 일부 인사를 교체하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오면 윤석열 정부 2구상이 본격화될 것이고, 그 시작은 이상민 장관 경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고위직 인사에 대한 인사검증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나아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중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적잖게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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