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 담은 상품과 서비스 제공...사업 수완도 좋아

유튜브에서 성공한 크리에이터들 중에는 유난히 덕후가 많다. 마음공부에 빠진 유튜버가 운영하는 책 소개 채널, 제빵 덕후가 운영하는 베이킹 채널, 세탁 전문가가 운영하는 세탁 채널, 살림 재미에 푹 빠진 주부가 운영하는 웰라이프 채널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정보를 수집해서 운영하는 채널보다 좋아하는 분야에 빠진 덕후들이 운영하는 채널은 더 전문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도 높다. 

-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가장 큰 장점
- 가상 세계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인기


요즘은 가상 세계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덕후 창업이 뜨고 있다. 
인건비, 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수익성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매출이 줄어들더라도 직원을 줄이고 1인 창업 또는 가족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수익 상황이 나빠지면 ‘돈 버는 데만 목적을 둔 창업’은 버티기가 힘들다. 
반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면 더 잘할 가능성이 높고 힘들어도 잘 버틸 수 있다. 

- 좋아하는 일에 도전

강명수 씨(28세)는 대구에서 강씨목삼이라는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강씨목삼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오픈한 매장인데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5개가 넘는 직영점을 확장했다. 곧 3개 매장이 추가로 오픈될 예정이다. 

강명수 씨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고기 덕후인 강명수 사장은 모르는 고깃집이 없고 안 먹어본 고기가 없다. 시간이 날 때는 고깃집 정보만 검색했다. 강명수 사장의 고기에 대한 덕후질은 성공이라는 보답으로 돌아왔다. 고기선별, 숙성, 고깃집 실내장식과 메뉴 트렌드, 굽기와 조리에 대한 풍부한 정보는 고깃집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감성과 경쟁력으로 발휘되었다. 

강명수 씨는 강씨목삼을 하기 전에 두 번이나 음식점 경영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두 번째 도전에서는 빚만 1억 원을 질 정도로 큰 손실을 봤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한 가지다. 이전에는 성공을 먼저였다. 그래서 뜨는 아이템을 찾는데 몰두했다면 지금은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고깃집 운영에 몰방했다는 점이다.

희귀식물매장전문점인 ‘까치플랜츠’를 운영하는 조유란 사장도 좋아하는 일에 도전한 사례다. 식집사로 불릴 정도로 식물 키우는 걸 좋아했던 조유란 사장은 전원으로 이사를 하면서 반려식물 취미가 더욱 깊어졌다. 결국은 좋아하는 일로 창업까지 도전해 희귀 식물 매장까지 내게 됐다. 

천안에 있는 50평 규모의 매장에는 조유란 사장이 그동안 수집하고 모은 희귀 식물이 가득하다. 희귀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창업을 하면서 그동안의 투자가 사업의 자산이 됐다. 특히 접붙이를 통해 식물을 재배하면서 별다른 원가가 들지 않는다는 게 이 사업의 장점이다. 교통의 요지인 천안에 매장이 있어 ‘까치플랜츠’는 전국 희귀 식물 동호인들의 아지트가 되고 있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조사한 바로는 욜로 족에게 어울리는 대표적인 소비 품목이 해외여행과 취미생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취미 생활은 자신의 플렉스 한 삶을 드러내는 과시형 취향부터 여유로 즐기는 취미, 생활이 곧 취미가 되는 덕후질까지 다양한 유형이 있다. 

취미라는 단어에는 멋과 여유가 느껴지지만 덕후 수준이 되면 그 분야의 전문가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취미가 덕후로 발전하면 좋아하는 일이 창업과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생계를 위해서 음식점을 창업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 젊은 층들은 요리를 즐기고 식도락을 즐기다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식당을 창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  전문화된 서비스와 상품 필요

인공지능 시대는 초개인화 시대를 열고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고객의 취향을 만족하게 하려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잘게 쪼개야 한다. 개인화된 사회에서는 더욱 세분되고 전문화된 서비스와 상품이 필요한데 이런 비즈니스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덕후들이다. 

커피, 디저트, 과자, 국수, 만두, 피트니스, 미용, 인테리어, 패션 등 어느 분야라도 덕후 기질을 가지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튜브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요리 솜씨를 발휘해 음식점을 운영할 수도 있다. 식품을 개발해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덕후 창업의 장점은 열정이다. 덕후들은 영혼을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덕후들의 정보력은 사업의 경쟁 요소로 발휘될 것이다. 좋아하는 분야에 푹 빠져있는 덕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발전한다. 당연히 유행이나 트렌드에 편승하는 창업자보다 전문성이나 지속가능성에서 유리하다. 

창업을 꿈꾸고 있지만 지금 당장 도전하는 것이 두렵다면 먼저 덕질할 분야부터 찾아보는 건 어떨까? 취미를 넘어 전망 있는 사업으로 연결될 분야를 찾아서 덕질을 한다면 적어도 그 분야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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