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용산 대통령실은 권력다툼 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대통령실 주변에는 각종 소문들이 무성하다. 각종 현안 및 대응을 놓고 참모들에 대한 성적표를 매긴다. 특히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역할에 따라 당과 대통령실 간의 갈등, 내부 권력다툼으로까지 비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질 부족 등을 이유로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참모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반대가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뜨는참모가 생기게 되고, 반대로 지는참모가 생긴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 내외. 뉴시스
윤 대통령 내외. 뉴시스

- 용산 대통령실 각종 소문.실수.악재속 참모들 희비교차
- MBC 사태 김은혜 수석 자질론 의심속 이기정 비서관 핵심참모

요즘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개각 등을 둘러싼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정체 등으로 인해 대통령실 주변에선 전면 교체설과 함께 특정 인물에 대한 검증 작업이 진행됐다는 말이 나온다. 반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때부터 사람을 쉽게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었다며 교체설은 소문에 불과할 것이라는 말도 존재한다.

이처럼 인사를 둘러싼 각종 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서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평가도 엇갈려, 뜨는 참모와 지는 참모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MBC 기자 설전으로 이기정 비서관 핵심으로 떴다

대표적인 장면이 대통령실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결정이다. 논란의 핵심은 MBC 기자가 전용기 탑승 거부에 대해 아세안 순방 직후 있었던 도어스테핑에서 퇴장하는 윤 대통령에게 재차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기자실인 국통소통관 관리를 책임지는 김영태 비서관은 보이지 않았고,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만 보였다.

실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이후 이기정 비서관은 들어가는 분한테 그렇게 얘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MBC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당시 이 비서관은 “(대통령이) 말씀을 하시고 끝나지 않았나”, “보도를 잘하라고 비판했고, MBC 기자는 반말하지 말라”, “지금이 군사정권이냐고 이 비서관이 질문을 통제하려 든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불미스러운 언쟁에 대통령실은 그 설전이 이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고 밝히며 이기정 비서관을 높이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기정 비서관이 개입한 것에 대해 도어스테핑을 담당하는 주무 비서관으로서 필요한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이기정 홍보비서관. 뉴시스
이기정 홍보비서관. 뉴시스

이로 인해 김영태 비서관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반면, 이기정 비서관은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의 한 인사는 도어스테핑 당시 김영태 전 비서관은 MBC 기자와 설전을 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던 반면, 이기정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적극 대변했다이기정 비서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건희 라인부각으로 이어졌다. 이기정 비서관은 YTN 선임기자 출신으로 과거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과 문화예술단체 활동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직위원장에는 강신업 변호사와 코바나컨텐츠 전무 출신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이기정 비서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5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김 여사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과도 인연은 있었다면서도 인선 과정에서 김 여사와의 개인적 인연은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지는 참모로 꼽힌다. 이태원 참사 국정 조사를 둘러싸고 당과 대통령실 간 의견 조율을 거쳤으나 윤 대통령에게는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 중심에 이진복 정무수석이 있다는 것이다. 여권 한 인사는 정무수석실과 국정조사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이진복 정무수석이 윤 대통령에 보고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 정무수석으로 인해 당과 대통령실 갈등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여권 내에서조차 이 정무수석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교체 여론이 상당하고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 지고, 이재명 부대변인 뜨나

김은혜 홍보수석도 지는 참모로 얘기가 나돌고 있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비속어 논란이 대표적이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한국 국회,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욕설을 한 것이라고 한 것이다. 이 같은 김 수석의 해명을 두고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말이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은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이라며 김 수석이 국회에서라는 워딩이라 해명한 뒤 줄줄이 꼬이게 됐고, 김 수석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고 했다.

김 수석은 이외에도 메모 논란 등을 야기하면서 경질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홍보수석실 전면 교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여권 한 인사는 여권 내에서조차 대통령실 인사들에 대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은혜 수석이 지자 이재명 부대변인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발생한 후 김은혜 수석이 브리핑을 하기보다는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에 자주 등장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기자들 사이에서 김은혜 홍보수석이 실종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더구나 이재명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MBC 기자와 설전 등에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비속어 논란 등으로 인해 대통령실이 곤욕을 치를 때 내부적으로 이재명 부대변인이 적절하게 잘 대응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실 대변인이 공석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이재명 부대변인이 대변인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염수정 추기경과의 간담회 내용 가운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부모님 심정에 대한 발언 도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2.11.09. 뉴시스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염수정 추기경과의 간담회 내용 가운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부모님 심정에 대한 발언 도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2.11.09. 뉴시스

'각종 악재속속 여전히 건재한 검찰 라인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여전히 검찰 출신들이 건재하다고 말한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이었던 윤재순 총무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이다. 이들은 대통령실 감찰과 인적쇄신을 주도하기도 했다.

특히 검찰 출신들은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보직에 배치됐다. 대통령실의 재정을 담당하는 총무비서관과 부속실장으로 검찰 출신이 임명됐다. 부속실장은 대통령 일정을 관리하는 한편 각 보고가 대통령 집무실에 도달하는 마지막 관문으로도 통한다. 총무비서관과 부속실장은 역대 정부에선 문고리 권력으로 불렸다. 이 외에도 검찰출신은 금융감독원장, 법제처장은 주요 요직을 꿰차고 있다.

또 검찰 출신의 건재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인사들도 건재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은 지난번 인적쇄신 바람에서 모두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친정은 당이 아닌 검찰로, 어려울 때 믿고쓸 수 있는 사람들 또한 검찰 출신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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