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2022년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고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다. 22대 총선은 2024410일 예정돼 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2023년에는 여야의 치열한 생존 게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계개편설와 함께 분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당 가능성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거론되고 있다. 여의도에서 불고 있는 분당설에 대한 실체는 있을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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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역사반복돼왔던 정치권, 이번에도?여야 서로 기다리면 저쪽이 분당
여야 분당 변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 ‘윤석열 지지율’ ‘공천 학살

최근 여의도에서 돌고 있는 분당설은 크게 두 가지다. 더불어민주당 분당설과 국민의힘 분당설이다.

야권 사그라들지 않는 분당설’, 국힘 이재명과 손절부추겨

우선 민주당 분당설은 비주류인 이재명 대표가 대선후보로 선출된데 이어 당대표가 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대선 이전부터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이낙연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밀었지만 비주류인 이재명 대표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내놓게 되면서 분당설이 제기됐었다.

친문 진영이 이 대표에 대해 못마땅한 심경을 표출하면서 친문을 주축으로 한 신당설은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친문이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분당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고, 이재명 대표가 당권을 획득한 이후에는 더욱 힘을 받았다.

지금은 비명계(비이재명계)로 통칭해서 쓰이는 친문과 비주류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당권 도전을 대놓고 반대했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당대표 경선 출마 반대 논리로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함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총선 민심을 의식한 비명계가 탈당해 독자적인 정치 집단을 꾸리면서 민주당이 분당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 방어와 이 대표의 당대표직 유지에 대해 반대하는 비명계가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분당설은 정치권의 호사가들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부 정치인들도 제기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지난달 30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으면서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은 그때 저는 (이 대표가)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그것과 유사하게 돼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고 당 내 상황을 비판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8월 전당대회 이전인 지난 6월 말 사단법인 북방경제문화 포럼에서 이재명 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자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었다.

김민석 의원도 당시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당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 주연급 배우가 모든 드라마마다 출연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분열하거나 쪼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갈라치기하며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서로 쪼개진다고 서로 굿하고 있다. 그 정당 없어질 것이라며 부패한 범죄자가 당 대표로 선거를 이끈다. 그런 정당을 우리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민주당도 온갖 부정부패에 연루돼 뇌물참사·부패참사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대표를 즉시 손절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이낙연계 대표 설훈의원과 정세균계 대표 이원욱 의원은 돌아가며 이재명 대표에 쓴소리를 보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북한작가 그림 전시회 개막식에서 이원욱(오른쪽), 설훈 의원이 관람하고 있다. 2019.01.14. 뉴시스
이낙연계 대표 설훈의원과 정세균계 대표 이원욱 의원은 돌아가며 이재명 대표에 쓴소리를 보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북한작가 그림 전시회 개막식에서 이원욱(오른쪽), 설훈 의원이 관람하고 있다. 2019.01.14. 뉴시스

국힘 분당설도윤통 탈당요구 발생” “공천 학살

동시에 함께 제기되고 있는 국민의힘 분당 가능성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총선 공천 학살 등과 연동이 돼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총선을 앞두고도 회복되지 못할 경우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려는 집단들이 움직이면서 분당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 대통령 탈당 요구 움직임이 커질 경우 분당이 촉발될 것이라는 논리다.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 혹은 반윤에 대한 공천 학살이 자행될 경우 분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우리가 분당할만한 동력이 있느냐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국민의힘에 있지 않느냐“(여당) 내부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에 의해 공천 학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이 분열될 것이다. 누가 분열 먼저 될 것이냐의 싸움이다국민의힘이 왜 분열되느냐.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를 해야 될 텐데 지금 유승민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분열이 된다는 건 아예 당이 갈라질 거라고 보는 건가라는 질문에 공천을 주겠나. 유승민, 이준석 이런 분들을이라며 새 당을 차릴 수밖에 없다.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지금 유승민 후보는 가장 강력하게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는 거 아니겠나라며 만약 유승민 당대표를 수용을 하게 되면 집권당과 윤석열 정부와의 불협화음 때문에 아마 유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도가 30%대에 머물게 되면 필연적으로 집권당은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 대통령을 공격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총선에 도움이 안 되는데 국회의원이 대통령을 따라가겠나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총선에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이준석 전 대표의 존재를 여당 분당의 촉매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거는 버티기 싸움이다. 누가 더 버티느냐가 아마 관건이라고 본다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버티면 아마 국민의힘이 먼저 분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그러니까 (여당)전당대회 전까지만, 우리가 끝까지 버틸 수만 있다면 아마 국민의힘은 분열이 돼서 전체적으로 정국이 다른 국면으로 갈 거다라며 우리가 그때까지만 버틸 수 있다면 아마도 지금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의한 신당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최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외곽에 이준석 전 대표가 만약 위치를 한다면 호남 보수 청년층을 중심으로 해서 비례대표를 많이 끌어올 수가 있는 상태라며 외곽에 비례정당 만들고 2024년 총선 치르고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표 비문 집단탈당...김한길의 국민의당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왼쪽) 대표와 김한길(가운데) 전 공동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김상곤 혁신위원장. 2015.05.27. 뉴시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왼쪽) 대표와 김한길(가운데) 전 공동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김상곤 혁신위원장. 2015.05.27. 뉴시스

정치권에서 돌고 있는 분당설이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에도 여야는 분당을 겪은 바 있다. 가깝게는 문재인 대표 체제에 반발해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뛰쳐나가면서 사실상 민주당이 분당됐었다.

20164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비문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만든 정당이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이후 또다시 바른정당과의 합당 문제로 내부 갈등을 겪다 분열됐다. 합당 찬성파들은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에 합류했고, 합당 반대파들은 이탈해 별도의 신당을 만들었다.

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비박계탄핵 찬성파들이 탈당하면서 분당됐다.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계국회의원 30명은 20171월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합당한 이후에도 재분열 과정을 거치다가 결국 20204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이라는 미명 아래 탄생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최근만 하더라도 정치권은 끊임없이 분당과 통합을 거듭하며 정치적 격변기를 거쳐 온 것이다.

한편,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5~6일 이틀간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인한 민주당 분당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분당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44.8%로 집계됐다. 반면 분당 가능성이 없다44.5%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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