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1년 12월 김정은이 권력을 세습하면서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모든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집계에 따르면, 북한이 금년 들어 발사한 60여 발의 미사일 비용은 무려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금 북한에선 전체 2천400만 인구 중 1천800만 명이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는다. 1천800만 명에게 1년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부족분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선 4억1000만 달러면 족하다. 올 미사일 발사비용 만으로도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먹이고도 남는다.

그 밖에도 북한이 지난날 핵무기 개발을 위해 투입한 돈은 11억 내지 16억 달러에 달한다. 북한 식량부족분 3-4년 치를 구입할 수 있는 막대한 돈이다.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1년 세계군사비 및 무기거래 보고서(WMEAT)’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 GDP(국내총생산)의 26.4%인 43억1000만 달러를 군비로 썼다. 전 세계 170개 국가들 중 경제규모 대비 국방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GDP 대비 군비는 2.6-2.7%에 불과하다. 북한에선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무거운 군비지출에 따른 만성적 경제난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북·중 국경 폐쇄 등이 겹쳐 식량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모든 걸 바친다. 지난 10월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내부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5년 뒤인 2027년 핵무기 200기 이상을 보유할 것이라고 한다. 김은 지난 1월 초고음속 미사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다탄두 개별유도기술(MIRV), 핵추진 잠수함, 정찰 위성 등 ‘5대 핵심 전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2월15일엔 ‘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을 가진 고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예상보다 빨리 ICBM용 고체연료 로켓 시험에 성공한 셈이다.

북한은 ‘5대 핵심 전략무기’들 중 극초음속 미사일·다탄두 유도기술·고체연료 ICBM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로동당 부부장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곧 보면 알게 될 일”라며 12월20일 호언장담 했다.

김정은의 ‘5대 핵심 전략무기’ 개발 저의는 분명하다. 김의 우상화 기반 다지기, 미국과의 핵 군축협상 유도, 북의 핵보유국 인정받기, 주한미군 철수, 남조선 적화통일 등을 위한데 있다. 그러나 김은 소련이 1991년 붕괴된 이유를 잊어선 안 된다. 핵과 미사일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소련은 당시 미국과 맞설 만큼 가공할만한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망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미국을 제압하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에 국력을 소진한 결과 생활경제를 파탄시켰고, 둘째 독재체제를 유지키 위해 개인 자유를 압살 한데 기인했다.

김정은은 소련이 해체되고만 두 가지 원인들을 직시해야 한다. 김은 집권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소련 공산제국이 가던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다. 인민생활 개선은 안중에 없고 1인 우상화 독재권력 강화 그리고 핵·미사일 증강에만 몰두한다. 일부 주민들은 굶어 죽고 있다. 앞으로 김이 소련 붕괴의 비극을 피할 수 있는 길은 분명하다.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들을 배불리 먹이며 자유의 폭을 넓혀주는 것 그것이다. 이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김은 200개가 아니라 2000개의 핵을 가졌다 해도 언젠가는 동독이나 루마니아처럼 주민들의 궐기로 붕괴될 수 있다. 김도 루마니아의 1인 우상화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처럼 주민들의 손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을 수 있다. 김은 더 늦기 전에 핵·미사일 등 군비증강 포기와 자유화 및 개방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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