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상승때 향후 7년간 0.014명 감소...'사실'로 드러나

[[검증대상]]
지난 2일 국토연구원이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고 했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따져봤다. 

[검증방법]
- 조세제정연구소 '주택가격변동이혼인율과  출산율에미치는영향과  정책적함의' 보고서 인용
- 육아정책연구소 '경기변동에 따른 주택 가격 변동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인용
-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 포럼 개최 보도자료
- [팩트체크] "외신이 주목한 한국 출산율, 세계 꼴찌다" 사실일까

[검증내용]
국토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 반응이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국토연구원은 해당보고서를 위해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동태패널모형 및 국소투영법을 적용해 시점별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해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1990년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10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하락했지만 2010년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 가격 상승 충격 발생 이후 1~2개월 이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 국토연구원]
[제공 :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작성한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한 결과에서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합계출산율 하락은 최장 7년 동안 지속되며, 1%의 가격 상승에 향후 7년간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보고서도 찾아봤다. 앞서 지난해 12월12일 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주택가격변동이 혼인율과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함의'에 따르면 "주택 가격의 상승은 혼인 및 출산에 상당 수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며 "주택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행태 변화는 혼인을 결정하는 단계의 개인보다 출산을 고민 하는 가구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결론냈다.

그러면서 해당보고서는 "주택 가격이 100% 상승할 때 8년간 출산 인원이 0.1~0.29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개인의 경우 그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나 0.15~0.45명 감소한다. 따라서 주택가격의 상승은 출산에 상당한 수준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지난해 11월 24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주최한 ‘인구클러스터 포럼’에서 ‘주거비용과 저출산’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행사 관련 보도자료에서 "주거비용은 가족형성과 자녀양육에 필수적이며 규모가 큰 비용이기에 불완전한 금융시장 하에서 주택가격 변동은 청년층의 출산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주택매매가격은 주택소유가구의 출산율을 증가시킨 반면,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 상승은 임차가구의 출산율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돼 주거비 지원을 통한 전세부담 경감이 출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에 부정적이라는 점은 다른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육아정책연구소 '경기변동에 따른 주택 가격 변동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는 "자녀출산은 향후 가계소비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구입자금 규모가 높은 주택소비와는 대체관계를 가질 수 있다"며 "주택을 구입해야하는 가계의 입장에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할 경우 목돈 사용에 따라서 생계비 등 일반 소비가 감소할 수 있으며, 출산에 따른 자녀양육비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자녀출산이 줄어들 유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또한 유럽과 미국 등 OECD 19개국에서도 집 값이 오르면 출산율이 하락한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를 함께 내놨다. 

연구팀은 OECD 회원국에서 1985년부터 2014년까지 주택가격지수와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지수가 1%포인트 증가하면 출산율은 0.072명 낮아졌다고 밝혔다. 주택가격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활용해 집값이 기준 시점에 대비해 어떤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이며, 이 연구에서 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로 표시됐다.

국내총생산(GDP)으로 경기를 호경기와 불경기로 나눌 때, 호경기에는 주택가격지수 1%포인트 증가에 출산율이 0.087명, 불경기에는 0.062명 떨어졌다. 호경기든 불경기든 집값이 오르면 출산율은 떨어지고, 집값 오름폭이 훨씬 큰 호경기일수록 출산율이 주택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높은 주거 비용 때문에 결혼을 늦추거나 출산을 미루고 있는 현상이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본지는 앞서도 외신들이 "한국 출산율 세계 꼴찌다"라는 취지의 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 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서도 경제적 영향이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결국 이번에도 '주택 가격 상승'이 '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같은 결론을 내게 됐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주택가격이 지불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돼야 하며, 이를 위해 시장 수요자들이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검증결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조세제정연구소, 육아정책연구소 등의 보고서와 논문을 통해 검증 한 바 '사실'로 판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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