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시대의 슬픔을 위로하다

언제나 독자의 감성을 부드럽게 두드리는 아름다운 문장가 정선모의 에세에집이 나왔다. 이번 에세이집에는 모두 24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견뎌온 사람들에게 울고 싶을 땐 언제든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방 하나를 마련해주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담긴 <우는 방>은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선물한다.

절제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작품 편편마다 작가의 풍부한 감성이 한껏 응축돼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아름답고 유정한 수필의 맛에 흠뻑 취하게 한다.

특히 이번 수필집은 시집처럼 작고 아담해 단숨에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작고 아담한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작품에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가득 담겨 쉽게 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스마트폰에 빼앗긴 시선을 잠시라도 붙잡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꽃들이 눈물 흘리는 순간을 알아채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서문을 읽으면 작가가 이 책을 펴낸 의미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한 번쯤 ‘읽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정선모 작가는 오래전에 수필로 등단해 몇 권의 수필집을 펴냈다. 지금은 책 만드는 일에 푹 빠져있다. 책이 가득한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늘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책의 힘을 믿기 때문이란다. 수필집으로는 빛으로 여는 길(1995), 지휘자의 왼손(1999), 바람의 선물(2003), 아버지의 기둥(2011), 너를 위한 노래(2019), 우는 방(2023)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