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277조 파산...제2리먼 사태 경고등

[뉴시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로 전세계 금융권이 긴장하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SVB 파산이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일가겡서는 일부 금융기관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경제·금융수장들 '예의주시'

금융권 등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매주 일요일에 진행하는 회의의 안건에 올려 이번 사태를 집중 점검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는 SVB 파산에 대해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지 않을 것"며 "이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확산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간담회 참석자들은 아직은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 시스템 리스크(위기)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은 관련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해 우리 경제 부작용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도 SVB 사태가 국내 은행과는 관련이 없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국내 대응 상황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국내 은행 중에 SVB나 실리콘밸리에 익스포져가 있는 곳은 없는 만큼 시장 전반의 영향은 없겠지만, 우리 시장의 위험 요인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PF 대주단 협약'을 4월 가동하기로 했다.

- 미, 파산 역사상 두번째 큰 규모

한편 미국 서부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 온 SVB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문을 다은 위싱턴뮤추얼 저축은해 이후 미국 내 두 번째로 큰 파산 규모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SVB 영국지점도 파산 선언을 앞뒀으며 이미 거래를 중단하고 신규 고객을 받고 있지 않다.

SVB 파산은 위기가 불거진 지 불과 이틀도 안 돼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줄자 미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을 매각해 18억달러 손실을 입었다는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이 발표 후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고 자금을 빨리 인출하라는 벤처캐피털(VC) 경고까지 나오자 뱅크런이 발생했다.

SVB는 증자 계획이 무산되자 회사 매각을 추진했으나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폐쇄를 결정했다.

당장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붕괴에 직면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파산 대책을 논의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