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노트] 저자 김익한 / 출판사 다산북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스마트폰 상용화로 쓰고 읽으며 메모하는 일보다 여과없이 문자 메세지를 보내고 이어폰으로 영상매체를 보고 듣는일이 낯익은 풍경이된 요즘이다. 세대가 낮아 질수록 자신의 생각과 사고의 흐름을 정리하고 써내려 가는 일을 꺼려한다. 책을 읽는 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10~20대 청소년들은 한달 1권의 책을 읽는 것도 버거워 하는 현실이다.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보다는 누군가가 올린 동영상을 몰아보기에 익숙해져 있다. 연필로 긁적이며 볼펜을 들고 수첩에 기록하는 일은 이미 낯선 풍경이 된지 오래다. 

성장과 성취의 도달에는 기록이 전제되어 있으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는 필수 적인단계도 ‘기록’이라는 시그널이 존재한다. 

얼마전 출간한 김 교수의 ‘거인의 노트’에서도 ‘기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980년대 격동의 시기를 보낸 저자는 역사와 실천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인생의 방향을 기록학에서 찾은 저자는 25년 동안 기록에 매진해 국가기록관리 제도의 틀을 굳히는데 일조했다. 여기에 유튜브 22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김교수의 세가지’ 채널의 김익환 교수는 국내 1호 기록학자로 통한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해 현재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25년 간 기록 분야에 종사하며 깨달은 기록의 참신함과 중요성을 책으로 다룬 ‘거인의 노트’는 기록의 한계에 부딪쳐 벽처럼 느껴지는 현실을 마주하는 독자에게 내면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케 한다. 

책은 총 3부 10장의 구성으로 이뤄졌다. 1부 기록하는 인간, 2부 거인의 요약법과 분류법, 3부 거인의 다섯 가지 기록법으로 추리고 세부적인 사항을 10장으로 나눠 기록의 확장과 연습의 과정을 논했다. 

생활속의 모든것을 요약하는 습관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분류하고 기록하며 정리하다보면 기록의 즐거움 속에서 고민의 답이 보이고 사고가 확장되는 필연적인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정보에서 지식으로 지식에서 지혜로 삶속에 투영되기 위해서는 실전적인 기록법이 필요하다. 여기서 책을 읽고 키워드로 기록하는 일과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기록해 두는 과정을 습관화하면 순간의 생각을 포착해 낼 수 있는 참신한 결과를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기억이 쌓이면 아이디어가 되고 무의식속에 저장되어 실전에서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3부 8장에서는 기록형 인간의 다이어리 사용법을 적시하면서 기록하는 내용이 쌓이면 신기루가 아닌 내 삶의 현실에 집중이 가능해지고 그 몰입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구상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김 교수는 책을 통해 “인간은 태어나면서 성장한다. 단순히 지식을 쌓고 똑똑해지는 것부터 기술·직업적으로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을 비롯해 살면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게 되는 것까지 각자의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누군든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이때 벽 앞에 선 자신이 벽을 넘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알려면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고 원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메모로 추려내 공부부터 대화, 생각, 일상, 일의 영역에서 핵심을 추려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교수는 지난 1998년 한국국가기록연구원을 설립하고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과 2000년에 기록관리법을 구상·시행했다. 참여연대 정보 공개 사업단장, 대통령실 기록 혁신 TF 자문위원장, 서울기록원 설립추진단장, 416기억저장소 설립, 평창동 미술 아카이브 설립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문화제작소 가능성들’ 대표이사로 유튜브 채널 ‘김교수의 세 가지’와 교육 프로그램 ‘아이캔유튜브대학’을 운영 중이다. 

이 책과 함께 읽을만한 책으로는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의 ‘그릿’, 저자 드로우앤드류의 ‘럭키’, 저자 드로우 저자 세이노의 ‘세이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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