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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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 ‘경칩’이 지나면 전국 곳곳에서 봄꽃이 만발하기 시작한다. 3월의 시작을 알리는 길목에서 지령 1507호에서는 ‘음악이 흐르는 여행길(2)’을 테마길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속에는 수많은 전설의 가수가 존재했다. 발라드, 댄스음악, 인디 그라운드, 트롯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했던 가수들이 존재했기에 K-POP이 세계 무대를 장악했다. 이번호에서는 대한민국을 가장 닮은 음악이 존재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음악여행길을 따라 흥미로운 콘텐츠로 여행자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공간을 찾아나서 보겠다.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대구 중구로 떠나는 음악 여행은 추억이 함께해 정겹다. 방천시장 옆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는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난다. 김광석은 대봉동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다. 유년 시절 뛰놀던 골목에 그의 목소리와 미소를 빌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조성됐다. ‘기다려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등을 노랫말과 더불어 벽화로 꾸미고, 김광석의 모습과 조형물, 주옥같은 노래로 길목을 채웠다.

김광석스토리하우스에서는 그의 학창 시절 사진과 콘서트 영상, 음반을 만날 수 있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연중무휴 무료 방문이 가능하며 김광석스토리하우스의 입장료는 어른 2,000원, 경로·청소년 1,000원이다. 동성로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1957년부터 3대를 이어왔다. 클래식 동아리 회원들이 교류하던 공간으로, 복고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았다. 대형 부조와 빛바랜 LP반, 옛 오디오 장비, 신청곡을 적던 낡은 칠판이 연륜을 뽐낸다. 

 대구 중구는 곳곳에 선율이 깃든다. 향촌동에 자리한 녹향은 1946년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이다. 100년 세월을 간직한 도심 골목인 진골목에는 올드 팝이 흐르는 미도다방이 있다. 쎄라비음악다방 창 너머로 대구 최초 서양식 건물 계산동성당(사적)이 보인다.

대구 음악 감상실의 명맥을 이은 양대 산맥 중 다른 곳은 녹향이다. 1946년 향촌동에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이다. 대구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며, 수차례 이전을 거듭하다가 2014년 향촌문화관 지하에 둥지를 틀었다. 은발이 멋진 DJ가 틀어주는 고전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향수의 여운을 간직한 채 옛 도심으로 향하면 진골목이 반긴다. 100년 세월을 간직한 대구 도심 골목이 원형 가까이 남은 곳이다. 진골목의 ‘진’은 대구 사투리로 ‘긴’을 뜻한다. 정소아과의원은 대구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2층 양옥이다. 골목 한가운데 미도다방이 있다. 70세 넘은 사장, 수십 년 된 단골손님이 쌍화탕을 즐기는 이곳에는 올드 팝이 흘러나온다. 최근 진골목에는 한옥 스타벅스도 문을 열었다. 

경북 ,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길목에서 감성을 채우는 음악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국내 최초 대중음악부터 K-팝까지 대중음악 100년 역사가 한자리에 모인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지상 3층과 지하 1층, 야외 공간으로 구성된다. 2층에서는 한국 대중음악사를 시대별로 보여주고, 3층에서는 소리 예술 과학 100년 역사를 전시한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듣고 싶은 곡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특별한 소리가 주는 감동에 다시 찾는 이가 적지 않다. 1층에는 카페 랩소디인블루와 음악감상실이 있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며 주중 월·화요일은 휴관이다. 근처에 있는 보문정은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pt.1’ 앨범 재킷 촬영지로, 벚꽃이 필 때 더욱 아름답다.  

경주 여행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곳이 대릉원 일원(사적)이다. 신라 시대 고분 23기가 모여 있어, 산책하다 보면 고도(古都)를 여행하는 실감이 난다. 대릉원 옆 황리단길에는 카페와 식당, 소품 가게가 이어진다. 

여행 마무리는 월정교가 좋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760년(경덕왕 19)에 놓은 다리다. 조선 시대에 유실됐다가 2018년 복원했다. 경주 월성(사적)과 남산을 연결하며,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 화려한 멋을 풍긴다. 문루 2층 디지털전시관에서 월정교의 역사와 복원 과정을 보여준다. 월정교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아름답지만, 월정교 앞에 있는 징검다리에서 다리를 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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