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력한 후계인'...3세 경영기반 구축

[일요서울 DB]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현재 재계는 조그마한 사업으로 시작해 굴지의 대기업으로 이뤄져 있다. 창업주들은 남들보다 뛰어난 감각으로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지금의 기업을 만들었다.

그들의 피를 물려받은 후손 역시 젊은 경영자로서 다양한 시도를 벌이며 업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일요서울이 집중 조명해본다. 이번 호에서는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이하 담당)에 대해서 알아본다.

- 그룹 및 주요 계열사 2대 주주...동생은 경영 참여 안 해
- 젊은 경영진 중심의 인사...서 담당 경영 체제에 힘 실어


서민정 담당은 일찍부터 유력한 승계 후보로 언급돼 왔다. 중학생이던 2006년 아버지로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241만2710주를 증여받았고, 2016년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 2대 주주에 올랐다. 동생 서호정 씨는 그룹 지분 0.16%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아 승계 후보에서도 멀어진 상태다. 

또한 지난해 진행된 계열사 임원 인사와 관련해 서 담당을 밀어주기 위한 젊은 피 등용이라는 해석이 힘을 받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8월 임원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 대표에 1970년 후반의 젊은 40대 임원을 전면 배치했다. 주요 부서에는 1980년대생 젊은 팀장을 세웠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에서 일명 ‘서민정 3사’로 불리는 에뛰드·에스쁘아·이니스프리의 대표가 1976~1979년생으로 교체됐다.

앞서 지난 2020년 말 아모레퍼시픽이 15년 차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250여 명의 중장년층이 회사를 떠났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젊은 경영진 중심의 인사는 서 담당 경영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또 서 담당은 지난해 에뛰드와 에스쁘아의 주식 전량을 처분하고 기업가치가 다소 높은 이니스프리 지분(18.18%)만 남겼다. 당초 서 담당의 경영권 승계 재원 마련에 에뛰드, 에스쁘아의 지분이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니스프리의 지분을 남겨 앞으로 이니스프리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니스프리는 중국과 국내시장의 오프라인 비중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12년간 운영하던 강남 직영점을 폐점했고 최근에는 자체 쇼핑몰 앱 '이니스프리 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험난한 '서민정 체제' 구축

서 담당은 1991년 11월 14일에 태어났다. 대원외고를 거쳐 미국 코넬 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전략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 근무하다 2017년 1월 한국에 귀국, 아모레퍼시픽 오산공장에 경력사원 신분으로 입사했다.

이후 6개월 간 오산공장 SCM SC 제조기술팀 평사원으로 일했다. 퇴사 후 2년간 중국 장강경영대학원 MBA를 수료한 뒤 2019년 귀국 후 아모레퍼시픽에 재입사하여 1월부터 뷰티영업전략팀 프로페셔널로 일하게 됐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서 담당은 2022년 1월부로 기존 뷰티 영업팀에서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해외로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측에서는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 경영 수업을 하기 위해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AP의 리브랜딩을 위해 들어간 것이라는 기사를 내놓았고 아모레퍼시픽 측에서는 AP를 리브랜딩 작업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 담당은 아직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칫 계열사 실적
부진이 서 담당의 후계 구도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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