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눈높이 학습지 업체 (주)대교그룹을 향한 시선이 곱지 못하다. 계속된 적자에도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발행 주식의 과반 이상을 강영중 회장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 사익 편취'가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나온다.

- 계속된 적자에도 현금배당 20년째 고수…'사익편취' 의혹

(주)대교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우선주인 대교우B 1주당 15원의 현금 배당안을 확정했다. 시가배당률은 0.8%로 총배당금은 2억1157만원이다.

[전자공시스템 캡쳐]
[전자공시스템 캡쳐]

회사 측은 “경영상태를 고려해 정관에 명시된 일부 우선주에만 최소한으로 실시했다”며 “우선주는 정관에 액면가 대비 9% 배당이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주 1410만5169주 가운데 40%인 565만5213주를 강영중 회장과 두 아들인 강호준 대교 대표와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 배당금 약 8483만원이 돌아갔다. 보통주에 대해선 배당을 안 했는데 대교가 결산 배당에서 보통주를 제외한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 3년째 연속 적자의 늪...그래도 배당은 '꼬박'

문제는 대교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금배당을 연이어 실시하면서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212억 원, 33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교그룹이 적자경영에도 배당을 지속하는 이유로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를 지적한다. 대교의 최대 주주는 지분 54.51%(4617만1200주)를 보유한 대교홀딩스다. 대교홀딩스는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지분 84%를 보유한 곳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분은 98.2%에 달한다.

강 회장은 713만8565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특수관계인 ▲강호준 0.03%(2만6000주) ▲강호철 0.03%(2만6000주) ▲김민선 0.02%(1만6360주) 등이 있다. 이들과 대교홀딩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63.01%에 달한다.

핵심 계열사인 대교 역시 2020년과 2021년 중간과 기말 배당을기말배당을 합쳐 각각 84억 8400만 원, 67억9900만 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적자가 3년째 이어진 지난해 7월에도 24억9000만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 두 아들 승계 재원 마련 의혹

이에 일각에서는 대교홀딩스와 대교가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현금 배당을 강행하는 것은 강영중 회장 두 아들의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돈다.

강 회장의 장남 강호준 대표는 2021년 대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7년 넘게 대교를 이끌던 박수완 전 대표가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하면서 강 대표가 대교를 맡게 됐다.

지난해에는 차남인 강호철 대표가 승진했다. 형제의 승계 구도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교 측은 한 매체를 통해 "배당 정책과 승계작업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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