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이겨낸 60년 업력…3세 경영 시대 개막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대신증권 창업주 3세인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이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양 부회장 어머니인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이 맡고 있던 자리다.

이 회장은 남편인 양회문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경영권을 이어받아 의장을 맡아왔다. 업계는 양 부회장이 의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 양 신임 의장 지분 10.2% 보유...양재봉 창업주의 손자

대신증권 이사회는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양 부회장을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양 부회장은 앞으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탈탄소금융 등 ESG 경영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자본 시장의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증권사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5대 대형사였던 대신·대우·동서·쌍용·LG 중 현재 회사가 남아 있거나 경영권이 바뀌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양 부회장은 창업주 양재봉 명예회장 손자로 2006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기업금융과 법인영업, 자산운용 부문 등을 거치고 2014년 사장을 지낸 뒤 202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양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대신증권 지분을 꾸준히 늘려오면서 전문경영인인 나재철 전 대표와 오익근 현 대표 등과 함께 오랜 기간 경영에 참여해왔다. 현재 대신증권 지분 10.1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1981년생인 양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일요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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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라임사태 재판 결과에 따라 양 부회장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어 이목이 쏠린다.

앞서 검찰은 2019년 라임사태와 관련해 펀드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 3곳을 임직원들에 대한 감독·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양벌규정을 통해 기소했다. 1심에서 KB증권은 벌금 5억 원, 대신증권은 벌금 2억 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1심 판결 이후 3사 모두 항소장을 냈지만 이번에 신한투자증권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KB증권과 대신증권 두 곳만 2심 재판을 진행하게 됐다.

한편 이어룡 회장은 사내이사 임기 만료로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 회장직은 계속 유지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에 힘쓸 계획이다.

이 회장은 증권업계 유일한 여성 오너경영자로 더욱 정평이 나 있다. 다만 올해 만 70세가 되면서 양 부회장에게 자리를 해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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