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 vs 공매도, 주가 등락에 투자자ㆍ증권사 '몸살'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2차전지 소재 업체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 급등 열풍에 시선이 몰린다.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에 근접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근 들어서는 7주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다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등락폭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에코프로의 주가를 끌어올리던 개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도 물량을 집중했고, 공매도 세력은 연일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증권 관련 커뮤니티에도 이 주식을 지금이라도 살지 말지를 고민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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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 내 증권 커뮤니티에서 '에코프로 매수를 고민하는 글을 찾기는 쉽다. '에코프로 살까'라는 검색을 하면 수 십개의 게시글을 찾아 볼 수 있다.

이 글들을 보면 대부분 에크프로 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한 네티즌은 "에코프로 현 위치(80만 원)에서 사도 이득"이라는 확신에 찬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과연 80만 원이 육박한 상황에 매수하는 게 차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글도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 논란은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가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회사인만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도 많지난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매도 의견을 직접적으로 밝히는 증권사 리포트도 나오고 있다. 

- 하나증권, 주가 급등에 제동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에코프로가 '위대한 기업'이나 지난 11일 기준으로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목표 시가총액은 11조80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 발간 직전인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19조90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을 제시한 셈이었다. 국내 증권사가 '중립' '보유' 등을 거치지 않고 '매도' 투자의견으로 직행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 이 보고서 발표 직후 이틀 동안 21%하락했다.

하지만 개미투자자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오히려 2631억1400만 원을 순매수하며 반격했다. 이들은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하다는 점, 공매도 압박을 벗어나면 다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16억4500만 원, 506억4800만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4일 에코프로는 종가 기준 연고점(76만9000원)을 기록한 11일보다 20.5% 하락한 61만1000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개미들이 ‘패닉 셀(공포에 의한 투매)’에 나서지 않으면서 주가가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올해 에코프로의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타 증권사들도 8000억~9000억원 대의 연간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기대는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현재도 진행형이다. 지난 16일 한국거래소가 2000년 1월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일 에코프로비엠 거래대금이 2조6566억원으로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기존 최대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조6440억원(2020년 11월 25일)의 하루 거래대금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하루 거래대금 역대 3위에 오른 종목 역시 2차 전지 종목의 에코프로다. 지난 13일 주가가 내려가자 차익실현에 나선 매도 세력과 추가 매수에 나선 세력이 일제히 거래에 가담하면서 하루 거래대금이 2조5974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 진단키트로 인기몰이를 했던 씨젠이 지난 2020년 3월 27일 기록한 거래대금 2조4772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최근 에코프로 관련주는 2차전지 수요 증가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수혜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주가가 치솟았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 6월 6만원대에서 지난 11일 최고가 82만원까지 13배나 급등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10일 장중 기록한 고점이 31만5500원으로 작년 9월의 8만원대의 4배 가까이 뛰었다.

아울러 에크프로 3형제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을 노린 공매도가 거세지고 있다. 에코프로 관련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을 노린 공매도 공세도 거세다. 지난해 말 10만3000원이던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1일 장중 82만 원, 종가 76만9000원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펼쳤다.

그러자 에코프로 공매도 거래 대금은 지난 7일 312억 원에서 10일 1166억 원으로 급증했다. 11, 13일에도 1000억 원대의 공매도 폭탄이 투하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싸게 사서 차익을 낸다.

따라서 증권가에선 에코 3형제를 둘러싼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대결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제2의 '에코프로'주는 어디 

한편 개미투자자들은 제2의 에코프로주 후보로 '포스코그룹주'를 꼽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전통적인 철장주의 이미지를 벗고 2차전지주로 주목받으면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주사인 POSCO홀딩스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엠텍, 포스코DX,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스틸리온 등 대부분의 포스코 그룹주가 52주 신고가를 치솟은 상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광물 자원에 대한 투자부터 배터리 소재 생산 등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성을 보면 (포스코그룹은) 광물 자원 민족주의 시대에 최적화된 기업”이라며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등 광물 자원 보유국들 대부분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고, 배터리 소재 분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이 기존 추정보다 개선된다는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에 추가 멀티플을 부여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지주회사로서 배당 기여가 없는 사업부문의 미래가치에 대해 과도한 멀티플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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