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오늘(7일)로 30주년을 맞았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했고 이를 관찰시켰다. 글로벌 기업으로 이끈 원동력이 이날 회의였다는 재계의 평가도 있다. 

삼성 안팎에선 아들 이재용 회장이 ‘제2의 신경영’을 통해 삼성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일각에선 미래 비전 추진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복귀해 책임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993년 6월 7일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은 본사 주요 임원과 각국 법인장 200여 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켐핀스키호텔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이 선대회장은 삼성의 중역들이 양적 성장과 한국 1위 기업에 만족하고 있다며 위기 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된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

이른바 삼성 ‘신경영’의 시작이었다. 훗날 프랑크푸르트 선언 또는 신경영 선언이라 불린 이날 발언 등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기업가치 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때 각인한 '끊임없는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를 넘었 현재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TV 등에서 세계 최고 브랜드로 떠올랐다. 세계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삼성의 2022년 브랜드 가치는 877억 달러(약 115조 원)로 세계 5위에 이르렀다.

- 삼성 이끌 '제2의 신경영' 필요

이에 30년이 지난 현재 삼성의 새로운 30년을 이끌어가기 위해 이건희 선대회장처럼 이재용 회장만의 강력한 '제2의 신경영' 선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요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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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외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꼽을 사업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이 회장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야 할 때 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95.5% 급감한 6402억원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며 사업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신경영을 돕기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콘트롤타워' 기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올해 별다른 행사 없이 ‘신경영 선언’ 30주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기념행사를 열거나 사내방송 등을 통해 기념했지만, 이재용 회장 체제로 전환한 데다 과거 이벤트보다는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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