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ㆍ최태원ㆍ정의선ㆍ구광모 회장'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집결…. 유치 사활

[부산엑스포 사무국]
[부산엑스포 사무국]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오는 11월 개최지 발표를 앞둔 '2030 월드엑스포(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재계 총수들이 지원사격에 나선다. 해외 주요 인사를 만나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유치 결과 발표에 최종 분수령이 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막판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선다. BIE는 오는 20일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6월 엑스포 유치 2차 경쟁 발표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이들이 부산엑스포에 ‘진심’인 이유는 행사 유치를 통해 얻을 경제적 효과가 천문학적 수준이기 때문이다.

- 행사 유치 시 경제효과 61조 원?취업 유발 효과 50만4000여명 추정
- 부산 대표기업 '신동빈 롯데' 부산시와 협약 맺고 적극 지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가 함께 해외 출장길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킨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은 172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기간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선다. 국제박람회기구 총회는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며 총수들은 하루 앞선 19일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다.

- 4대 그룹 총수, 글로벌 네트워크 동원 막판 표심 집중

이번 BIE 총회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030 엑스포 후보국의 실사보고서가 회람되고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되는데 사실상 이번 총회가 엑스포 개최국을 결정짓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11월 말 5차 경쟁 PT가 끝난 뒤 BIE 회원국들의 비밀투표로 최종 판가름 나는데, 이때는 대다수 회원국이 지지국을 결정한 상태이므로 판을 뒤집긴 힘들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의 개회사에 박수 보내고 있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의 개회사에 박수 보내고 있다.

따라서 재계 총수들은 4차 PT와 리셉션 등이 열리는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하는 등 막판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30 부산엑스포 민간 부문 유치위원장을 맡은 최 회장이 이번 동행을 주도할 계획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와 대한민국 부산이 개최 후보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4대 그룹 총수들은 프랑스 일정을 마친 뒤  22∼24일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등의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베트남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신동빈 회장은 '부산'이 본토인만큼 그 누구보다 더욱더 활발히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 현장을 방문해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6개월여 앞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남은 기간 롯데의 역량을 총동원해 부산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외 활동을 벌였다.

롯데는 갤러리 플라자 존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홍보 영상을 상영했으며, 갤러리들의 방문이 몰리는 주말에는 부산시의 대표 캐릭터인 '부기'와 롯데홈쇼핑 인기 캐릭터 '벨리곰'의 응원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중계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을 겨냥해 이벤트홀인 롯데플레저홀 갤러리 스탠드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롯데가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새기고 티박스에도 부산엑스포 엠블럼 조형물을 설치했다. 캐디가 착용하는 조끼에도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문구를 넣었다.

롯데는 국제박람회기구 현지 실사단이 지난 4월 3일부터 7일까지 부산에 머무는 동안 ‘시그니엘 부산’을 숙소로 지원했다. 또한 시그니엘 부산, 롯데백화점 등 부산지역 700여 곳 롯데 계열사 사업장에서는 ‘BUSAN IS READY!’라고 적힌 현수막을 부산 엑스포 엠블럼과 함께 게시 중이다.

부산이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준비가 완료됐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부산에서 근무하는 롯데 직원 1만여 명도 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아 부산 엑스포 배지를 착용하고 근무 중이다.

계열사 경영진들도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의 정부∙외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 경영진은 방한한 푼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을, 롯데호텔 경영진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를, 그리고 롯데제과 경영진은 앨런 존 캐 렘마 텐 가나 산업부 장관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롯데칠성음료 경영진은 지난해 말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세안 10개국 주한대사들을 만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윤상직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개최도시 부산을 중심으로 보이는 전 국민적 유치 열기는 경쟁국 대비 2030 부산세계박람회만이 가진 강점”이라고 밝히며 “이번 실사 방문을 계기로 엑스포 실현에 대한 의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최근 주요 그룹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CJ ENM은 대표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를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 CJ ENM은 3일 부산엑스포 홍보 애니메이션인 ‘신비아파트: 부기의 발명품을 찾아라!’ 를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 경제효과는 더 커

이처럼 기업인들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유는 정·재계의 유대와 경제·홍보 효과 등을 기대해서다. 부산시와 엑스포 유치사무국은 행사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를 약 61조 원으로 본다. 직접적인 생산 유발효과로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8조 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취업 유발 효과만도 50만4000여명으로 추정된다.

[부산엑스포 사무국]
[부산엑스포 사무국]

엑스포가 경제·문화 올림픽으로 꼽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히지만, 경제효과만 따지면 약 2~3배 더 높다. 2000년 이후 열린 대부분의 엑스포(하노버·아이치·상하이·밀라노)는 흑자를 남겼다. 가장 최근이었던 2020 두바이 엑스포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흑자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투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하기는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두바이 엑스포 투자 금액은 350억 달러(약 45조 4500억 원)였는데, 엑스포 개최에 얻은 경제효과는 330억 달러(약 42조 8500억 원)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엑스포에 참가하지 못했음에도 경제·문화 올림픽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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