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우울증] 신체 증상 개선·마음 회복력 담대함 키우는 적극성 필요

최근 ‘나는 솔로’라는 연애프로그램을 보면 남녀 간 행복한 결실을 맺는 커플이 있는 반면 실연으로 마음이 심란한 출연자들도 있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실연(失戀, Heartbroken)은 사전적으로는 ‘인연을 잃다’ 즉, 사람과 맺어지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연은 인간관계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다. 부모-자식 간의 관계, 부부간의 관계와는 차이가있다. 사람관계란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말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문제만큼 재밌고 슬픈 것이 없다. 이번 칼럼은 남자와 여자의 실연우울증에 대한 이해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다.

남자의 인연은 재미와 즐거움이 바탕이된 열정을 추구하고, 여자의 인연은 남자의 관심을 바탕으로 한 사랑을 전제로 시작된다. 인연을 잃을 때 남자는 여자로부터 열정을 잃는 것이고, 여자는 남자의 관심과 사랑을 잃는 것이다. 또한 남자의 실연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여자의 실연은 상처로 남는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남자와 여자의 만남과 이별의 과정이다.

실연은 자의와 타의 두 종류가 있다. 남자의 자의적 실연은 만나는 여자가 재미가 없고 상대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이다. 반면 즐겁고 재밌게 만나던 중 갑자기 타의로 이별을 통보받으면 강제적으로 열정이 차단되어 강력한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이때 남자는 스트레스를 제거하거나 차단하려고 한다. 주로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다른 곳에 몰입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것이 헤어진 여자를 잊기 위해 친구를 만나 즐겁게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하거나 게임 등에  몰입하는 것이다.

다만, 스트레스가 너무 강력해 집착하는 강박성 열정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위험한 경우다. 남자의 집착은 성(性)과 관련하여 스토커나 성범죄를 일으킬 수 있고 스트레스와 비례하여 충동적, 공격성을 띄는 경우가 많기에 본인이 이런 상태라면 반드시 치료대상이라고 인지해야 한다.

한편 여자의 자의적 실연은 남자에게 받은 상처가 누적되거나 현재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못 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상대에게 상처를 받고 싶지 않고 행복하고 싶어서 이별을 고하는 경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자는 사랑의 감정이 깊어지면 본인도 모르게 남자에게 집착하며 남자에게 모든 감정을 쏟는 데 이러한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여자들의 경우가 굉장히 많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타의적 실연을 선고받는다면 실연 우울증은 매우 심각해진다. 남자와 함께한 모든 감정이 흔적으로 남아버린다. 남녀가 손을 잡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나고, 그때 그 남자와 자주 갔던 카페 앞만 지나가도 그날의 감정이 떠오른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을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이유 없는 감정기복, 무기력, 나도 모르게 별일 아닌데도 눈물이 나거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 밖에서 기분전환을 했는데도 집에 들어오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우울감을 느낌 등의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 실연의 아픔을 크게 당한 여자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먼저 상처를 견딜 자신이 없어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빨리 다른 남자를 만나서 위로받고 싶어 한다. 다른 경우는 굉장히 장기간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고 일에 몰입되는 상황이다. 혼자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기 싫고 상처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일에 몰입되려고 한다. 이런 실연 우울증은 약간의 경계성을 띄기 때문에 평소 겉으로 보기엔 매우 멀쩡하다가도 외부적 자극이나 내면적 동요에 의해 심리적 강박이 작용할 때 일이나 알코올, 인간관계 등 어딘가에 몰입이 빨리 되지 않으면 다시 상처의 감정이 발동되어 우울증세가 나오게 된다.

여자들의 실연 우울증의 치료는 기억에 있는 상처를 끌어내서 상처를 표현하도록 유도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한편, 우울증세가 심한 여자들은 실연이라는 강한 상처의 기억에서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기억으로부터의 상처표현이나 연관된 외부자극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우울감은 더 커지게 된다. 오히려 기억으로부터 상처의 고통을 느끼고 말로 표현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소중한 사람의 위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므로 상태가 양호하다.

가장 좋은 것은 가족들 중 여성(엄마, 여동생, 언니), 의료진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고 상처표현을 유도해내야 한다. 차단된 기억을 풀어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이때 힘들다고 상처표현을 무분별하게 하다 보면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접근해 제 2, 제 3의 상처를 받게 되거나, 위로의 대상에게 쉽게 빠져버리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자기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잃고 타인에게 상처치유를 의존하는 관계중독의 삶을 살게 된다. 아무리 위로가 급하더라도 상처가 치유되기 전에 아무나에게나 상처를 내보이게 되면 관계중독에 빠질 우려가 크므로 스스로가 상처가 치유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확실하고 불순한 목적의식이 없는 가족과 의료진 외에는 교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남자의 실연 우울증의 치료는 자신의 감정 조절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딘가에 몰입도를 높여 큰 재미를 느끼고 즐거운 기분이 드냐에 따라 치료가 용이해 진다. 새로운 것에 몰입되어 시간이 지나면 남자는 무의식에서 스트레스를 제거함으로써 과거에 안 좋았던 기분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새로운 열정을 찾지 못하거나 기존의 실연대상에 집착하게 되면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경우 스토커, 범죄와도 연결되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실연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운을 소통시켜 감정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간에서 기운이 막히는 간기울결, 상처받고 감정적 피로가 많아져 기력도 허해지는 심과 비의 기운이 부족한 심비양허로 나누어 우울을 진단한다. 또한 침과 한약, 두뇌 수기요법을 이용하여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과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을 조정해 부드럽게 근본적인 부분을 교정한다.
 

또한 간의 기운을 소통시켜 상처의 감정과 스트레스 처리를 원활히 하여 심리적 불안정을 해소하고 부족해진 심과 비의 기운을 보충하여 여러 신체 증상의 개선과 마음 회복력 및 마음의 담대함을 키운다.

실연의 상처로 인해 마음에 큰 혹 덩어리가 생겼다는 것이 너무 무섭고, 꺼내면 아플 것 같다는 이유로 치료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면 오히려 혹은 시기를 놓쳐 악성 상태로 변화될 수 있다. 실연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용기를 가지고 상처치유의 첫 발을 디디길 바란다. 

<한동화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