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의원은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의 도중에도 수시로 코인 거래를 하다 카메라에 잡혔다.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다’는 격언 그대로였다. 김 의원은 60~100억 원 대의 코인을 보유하며 거래한 혐의로 수사대상이 되었고 여론의 뭇매를 맞자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리고 15일 동안 잠적했다가 나타났다. 그는 의원으로서 연 1억5천500만 원을 받는다. 

그 외에도 연 입법·특별활동비 5천만 원, 유류비 월 110만 원, 차량유지비 월 35만 원, 명철 휴가비 820만 원, 야근식대 770만 원 등을 지원받는다. 항공기는 비즈니스 석과 KTX도 무료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비서 및 보좌관 9명을 거느린다. 9명에 대한 연간 국가 비용은 5억3천600만 원이다. 모두 합치면 6억9천만 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국가가 자기를 위해 7억 원 가까이 국민의 세금을 쓴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개인 돈 벌기에나 열중했다. 의원직은 부업이고 코인 거래가 본업이 되었다. 국민 위해 밤을 지새워가며 입법 연구조사해도 부족한데 코인 거래나 하며 개인 축재에 몰두했다. 그는 60~100억대의 코인을 굴리면서도 유권자들에게는 “매일 라면만 먹는다”며 가난하고 청렴한 체 감성풀이 하면서 지난해엔 후원금을 3억3천만 원이나 끌어들였다. 의원들 중 1위에 올랐다. 그는 잔꾀가 뛰어난 것 같다. 그의 잔머리 굴리기는 자신에 대한 코인 혐의가 확산되어 가자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국가기관이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닌가”라고 했던 대서도 드러났다. 또한 그는 ‘돈 버는 게임(P2E)을 합법화하는 법안발의에도 동참했다. 그가 관련 업계의 입법 로비를 받고 일부 코인을 받은 게 아닌가 추측케 한다.

의원직을 부업으로 삼은 김남국의 일탈을 보며 미국과 유럽 의원들의 헌신적인 입법 활동을 떠올리게 된다. 언젠가 미국의 ‘유에스 뉴스 월드 리포트’가 미국 하원의원들이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의정 활동하는 모습을 보도한 게 기억난다. 하원의원 25명은 세비로 워싱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의원 사무실의 소파에서 잠자고 샤워는 구내 체육관에서 한다. 식사는 국내식당에서 때운다. 빠듯한 생활 속에서 입법 활동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북유럽 국회의원들은 보좌관 1명만 쓴다. 덴마크의 경우 비서는 의원 2명당 하나만 배정된다. 그들은 입법준비를 위해 시간이 아까워 밖에 나가지 않고 구내서 햄버거로 때운다. 국회 출근도 대부분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국회 주차장엔 한국처럼 검은색 고급 승용차 대신 자전거들로 들어찬다. 당연히 의원들에겐 불 체포 특권도 없다.

그런데도 유럽 의원들은 회기 중에 코인 거래하지 않고 ‘방탄 국회’ 하지 않으며 선진국 입법 사례 연구 간다며 관광지로 새지 않는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186개에 달하는 최고의 특혜와 특권을 누리면서도 국회 효율성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들 중 37번째로 꼴찌다. 넘치는 특혜와 특권으로 오만방자해진 탓이다. 의원들은 정부 관리들을 불러놓고서는 하인 꾸짖듯 한다. 본인이 정부 관리보다 윗자리에 있는 듯 과시하기 위해서이다.

이젠 국회의원들에게서 특혜 특권을 박탈해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의원 불 체포 특권부터 없애야 한다. 의원들을 거들먹거리게 하는 비서·보좌관을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 또한 항공권 비즈니스 석을 폐지, 특권계급의식을 도려내야 한다. 선거 때는 “국민의 머슴”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국회에 들어가선 상전 노릇한다.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유럽 의원들처럼 자전거나 버스 타고 등원해도 입법 활동엔 지장이 없다. 국민을 위해 진정한 “머슴”되어 봉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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