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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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정태익 TBS 대표가 국민의힘 시의원 이종배에게 한 말이다. 예산이 삭감돼 추경을 얻으러 서울시의회에 간 주제에 반말로 화를 낸 이유는, ‘신규채용 중단‘5년 내 정원 20% 감축등이 포함된 혁신안을 제시했는데도 추경안이 거절돼서였다. 알다시피 서울시의회는 작년 11, ‘TBS에 대한 지원을 2024년부터 중단한다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올해 출연금을 88억 삭감하기까지 했으니, TBS 대표로서는 속이 탔으리라. 이걸 가지고 언론탄압이라 하는 이도 있지만, 사실 이 사태는 TBS가 자초한 일이었다. 명색이 공영방송이면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해야 하건만, TBS는 개딸만을 위한 방송을 했다. 세월호가 닻을 내려 고의로 침몰했다는 황당한 음모론을 퍼뜨리는 김어준을 6년도 넘게 진행자로 쓴 게 그 대표적인 예다. 정 김어준을 진행자로 쓸 거면 다른 프로그램에선 보수 쪽 인물에게 진행을 맡기는 균형감각은 있어야 했지만, 나머지 프로를 맡은 것도 주진우나 신장식 같은 좌파 인사들이었다. 출연료도 비싸서 김어준이 연 5억을 받았을 정도인데, 이는 자사 아나운서를 기용했다면 쓰지 않아도 될 돈이었다. 이러고도 TBS가 유지됐던 것은 서울시의회의 절대다수를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 인사들이 김어준 프로에 나가 선거대책을 논의할 정도였으니, 민주당으로선 TBS가 이뻐 죽었을 것 같다.

변화가 시작된 건 20226월 지방선거, 오세훈이 서울시장에 재선됐고,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그 이후에도 TBS는 여전히 현 정권을 비난하기 바빴다. 그 비난에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 대부분이 가짜뉴스였다는 게 문제였다. 예컨대 영국 여왕 조문 당시 김어준 방송에 나간 황희두는 김건희 여사가 검은 베일을 쓴 것을 두고 그건 왕실 로얄 패밀리만 착용하는 아이템이다. 재클린 따라 하느라 무리수를 많이 두네요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이태원 참사 때 김어준은 사고가 난 골목에 예전에는 폴리스라인 쳐서 일방통행 시켰다라고 했다가 거짓말이란 게 탄로난 바 있다. 사정이 이랬으니 TBS 지원을 끊겠다는 조례안이 통과된 건 당연한 조치였다. 더 큰 문제는 국민 반응도 시큰둥하다는 것, 교통방송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인데다, 볼만한 다른 채널이 많은데 서울시 재정을 써가면서까지 TBS를 유지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TBS를 보면서 교훈을 얻어야 할 곳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KBS였다.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만큼, KBS는 오직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해야 했다. 공영방송이 지나치게 많은 현실이지만, 그래도 하나를 남긴다면 KBS여야 한다는 이들이 많을 정도였으니, 그 신뢰에 부응하는 책임감은 가져야지 않은가? 하지만 KBS는 그렇게 하는 대신, 철저하게 좌파 입맛에 맞는 편파방송을 했다. 지난 대선 때 정철웅 KBS 기자가 찾아낸 심각한 편파방송 사례만 해도 1,100개에 달했을 정도, 이건 민노총 언론노조가 감사원을 동원해가며 고대영 사장을 쫓아낸 뒤 권력을 장악한 결과였다. KBS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가 일어났지만, KBS의 보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일본방문 당시 윤대통령이 일장기에만 인사했다는 가짜뉴스가 과연 공영방송이 내보낼 만한 것인가? 어쩌면 KBS는 극도의 편파방송으로 좌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MBC가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MBC와 달리 KBS는 수입의 상당부분이 수신료로 운영되는 곳, 그렇다면 정부가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철퇴를 내리기 전에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는 얘기다. 보수편향 방송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좌우 패널 비율이 지금처럼 101에 이르는 불균형은 시정해 달라는 거다. 그런데도 KBS, 그리고 김의철 사장은, 그러지 않았다.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은 필연적이었다. 민주당은 언론탄압이라 난리를 치지만, 이 말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은 거의 없어 보인다. 다음과 같은 장면이 그려진다. KBS 사장이 국회에 나가 그럼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이. 미리 말씀드린다. ‘그건 다 니들 책임이야. 니들이 수도 없이 기회를 놓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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