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가 최근 뜨겁다. 인물과 사건으로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인물로는 21대 강서갑 국회의원을 지낸 금태섭 전 의원과 22대 강서갑 국회의원이 된 강선우 민주당 의원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함께 신당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정태근 전 의원과 정의당 출신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신당창당을 준비한다는 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성 친문인 강 의원은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사진 때문에 언론을 장식했다. 사진속 문 전 대통령은 임플란트로 얼굴이 부어있었고 게다가 벌에 쏘여 이마에 반창고까지 붙였다. 문 전 대통령 입장에선 굳이 올리지 않아도 되는 사진인데 먼저 공개함으로서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던 함께 사진을 찍은 강 의원이 최대의 수혜를 입었다. 초선에 이름도 잘 모르는 그지만 일반인과 문재인 지지층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금 전의원과 강 의원은 악연관계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금 전 의원은 민주당 간판으로 서울 강서갑 재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내에서는 경쟁자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정치 신인도 등장했다. 첫 번째 도전자는 김남국 변호사. 김 변호사는 경기도 안산 단원을 국회의원이 됐지만, 원래는 서울 강서갑 출마를 준비했다. 금 전 의원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이 있다. 정치인 금태섭은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당내 주류의 의견과 생각이 달랐다.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친문 주류와 시각 차이가 컸다. 이에 친문 눈 밖에 나게 됐고 김 변호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조국 내전이 당 분열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해 안산으로 돌렸다. 대신 이름도 얼굴도 낯선 강선우 전 교수가 저격수로 보내졌다. 금 전 의원의 정치 이력과 강 전교수의 정치 경험을 비교한다면 싱거운 경선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강 전 교수의 승리. 경선관련 뒷말이 무성했지만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을 떠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런데 강서구에 사건이 터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강서구청장이 직을 잃으면서 1011일에 보궐선거가 발생했다. 강서구는 지역구가 3개인데 강 의원을 포함해 모두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다. 게다가 국민의힘이 보선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강세지역이다. 그렇다보니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끼리 자기사람을 심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런데 친문에서 친명으로 주류와 비주류가 교체되면서 강 의원이 미는 시도의원 후보가 줄줄이 출마를 못하게 됐다. 당 최고위에서 현역의원 출마 금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속에서 부글부글 끓겠지만 금 전 의원 공천탈락 과정과 비교하면 애교 수준이다.

그런데 더한 일이 벌어졌다. 금 전 의원이 있는 신당에서 강서구청장 선거에 무소속으로라도 후보를 내겠다고 한 것이다. 여야 싫다는 무당층이 30%에 달하고 서울 등 수도권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소속 신당후보가 당선된다면 파급력은 내년 총선까지 미친다. 특히 강 의원의 경우 총선에서 금 전 의원과 상대해야 한다. 공천을 받는다면 말이다. 이재명 체제하에서 공천 받기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정치라는 게 이처럼 돌고 돈다. 그리고 정확하다. 받은 만큼 주고 준만큼 받는다. 지난 2020년 총선만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 그리고 강성팬덤 덕에 큰소리치고 뱃지도 달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특히 금 전 의원은 신당 창당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친문과 강 의원에 대한 참고 참았던 울분도 한몫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강서구청장 선거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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