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정상화 포기 안 한다."…꺾이지 않는 롯데 쇄신 의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뉴시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에 또 실패했다. 9전 9패다. 신동주 회장 측은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언론사에 '롯데홀딩스 정기주총 주주제안 및 사전 질의서 제출' 자료 등을 공유하며 재 입각에 열의를 보였지만 이번에도 주주들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롯데 흔들기' '발목잡기' 등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내년 주총에도 나설 것임을 암시해 귀추가 주목된다.

- 9년간 9차례 실패…일각에선 '롯데 흔들기' '발목잡기' 지적

"이변은 없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8일 현장 분위기에 대한 키워드다. 이날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9번째 경영 복귀를 시도했다.

- ‘신동주 이사 선임’, ‘정관 변경’ 안건 제안

앞서 신동주 회장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주주제안서와 사전 질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주주제안에서는 신동주 회장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과 함께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부적절한 인물의 이사 취임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의 결격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의 건 등이 포함됐다.

신동주 회장은 주주제안의 이유로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롯데그룹 경영 악화에 대한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입장을 묻는 사전 질의서도 함께 제출했다.

질의서에는 ▲롯데홀딩스 이사회 역할 및 책임 범위 ▲시가총액 감소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책임 ▲한국 롯데그룹 우발채무 및 자금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책임 ▲한국 롯데그룹 주요 업종 성장 전략 ▲신동빈 회장의 과다 겸직 및 고액 보수 ▲일본 롯데그룹 경영 방침 ▲컴플라이언스(법규 등에 대한 준수)와 기업 윤리 등에 대한 질문이 담겼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 방침을 제외한 나머지 질문들에 대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직접 답변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신동주 회장은 질의서에서 롯데건설발(發) 유동성 위기 등 점차 심화하는 경영 위기 속 롯데그룹 전체 기업가치 유지 및 향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한일 롯데그룹 사업의 총괄 및 감독 책임을 지고 있는 롯데홀딩스에 견해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또 기업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과도한 임원 겸직과 고액 보수 같은 문제에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며 롯데홀딩스가 시행한 한일 롯데그룹 거버넌스 개선 활동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이날 주총에 온라인으로 참석한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위기 상황에 대한 질타와 신동빈 회장의 과도한 겸직, 보수에 대한 질의에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번번이 부결… 내년에도 도전할까

신동주 회장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9차례에 걸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해임과 자신의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부결됐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시절 소매점 상품 진열 촬영 영상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른바 '풀리카' 사업 등과 관련해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되자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으나 승소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동주 회장 측은 앞으로도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주주제안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한일 롯데그룹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최대 주주 회사의 대표로서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동주 회장의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10번째 도전하는 내년에 어떤 주장을 펼칠지 이목을 집중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