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내년 4윌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최근 정국의 최대 쟁점인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지만 물밑의 관심은 총선 공천에 모두 쏠려 있다. 특히 여당 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친위부대 대규모 공천으로 완벽한 친정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윤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금은 공천 눈치보기까지 겹치면서 정국 현안 대응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밥그릇 싸움이 시작될 경우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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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공천없다”vs“검사는 친윤 공천 포함, 결국 친윤 공천으로
친윤 낙하산 공천설횡행비윤 생존 기로, ‘반윤 신당 뜬다?’

내년 총선이 하루하루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천 파동시한폭탄에 여권 인사들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 통합된 힘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일사불란 움직여야 하지만 공천 후유증이 극심할 경우 당의 원팀가동은 힘을 받기가 어렵다.

지금은 공천이라는 국회 진입 티켓을 따기 위해 눈치보기를 하며 숨을 죽이고 있지만 공천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공천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총선 때마다 정권을 잡고 있는 여당의 공천은 언론의 집중 조명 대상이 돼왔다. 총선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공천 향배가 결정됐고, 그로 인한 공천 학살은 당의 분열로 이어졌다. 이번 총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인 윤심(尹心)’이 공천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을 달기는 힘들어 보인다.

공천 학살의 역사이번에도 재연될까?

공천 학살로 인한 여당의 분열의 역사는 과거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8418대 총선은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압승으로 정권이 교체된 후 불과 두 달 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당시 한나라당의 주류 세력이었던 친이계는 친박계 의원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면서 홍사덕·김무성·서청원 등 친박 인사들은 공천 학살을 당했다. 당시 공천 명단이 확정된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크게 반발하며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언급한 발언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결국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는 탈당 후 친박연대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격려했다. 총선 결과 친박연대는 지역구 6, 비례대표 8, 14석을 확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16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는 단순히 친박이 아닌 진박들이 기세를 부리면서 진박감별사까지 등장했다. ‘진박들은 진박감별사를 자처하며 공천을 쥐락펴락했고, 결국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패배했다.

당시 이재오조해진 의원 등 친이계 인사들은 공천을 받기 못했고, 친박에서 비박으로 돌아선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친유승민 인사들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재오유승민 등 일부 인사들은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기도 했다.

친윤 공천규모-비윤생존 반비례...비주류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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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공천의 최대 관심은 윤심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어느 정도 규모로, 어느 지역구에 배치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 대선 과정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 측과 끊임 없이 갈등을 겪어왔던 친이준석계를 비롯한 비윤 인사들이 얼마나 생존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으면서 여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 낙하산 공천설이 횡행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친윤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될 것이라는 설도 파다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검사 공천을 하겠다, 검사 왕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대통령도 마찬가지 아니겠나라며 검사 공천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검사를 공천할 것이냐 아니냐는 본질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 출신이든 아니든 내년 총선에서 윤 대통령의 친위 부대인 친윤인사들이 대거 공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윤계 대표주자격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4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사 공천이 아니고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친윤 공천이라며 왜냐하면 당을 윤석열 대통령 개인의 사당과 같이 완전히 장악했고, 장악하려던 이유가 결국은 내년 총선 공천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그래서 검사든 검사가 아니든 친윤 공천으로 완전히 가느냐 아니면 국민의힘이 진짜 국민들한테 정치를 똑바로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올바른 사람들로 공천을 하느냐, 이 갈림길에 있다친윤 공천 그 안에 검사 공천이 포함되는 것이다. 친윤 공천으로 거의 갈 거다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제대로 된 정상적인 지도부라면 지금쯤 총선에 대비한 공천룰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런 게 아무것도 안 보인다그러면 결국은 이렇게 시간을 지연시키다가 마지막에는 용산의 뜻에 따르는 공천을 하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당사자들의 의중과 무관하게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백의종군을 명분으로 신윤핵관, 친윤계 인사들을 대거 공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안철수 분당갑친윤 김은혜 재출마설 갈등 예고

여권 내에 윤 대통령의 최측근 낙하산 공천설이 횡행한 가운데 친박계 좌장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보수 연합군을 언급하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최 전 부총리는 최근 이준석 전 대표, 이준석계로 불리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이기인 경기도의원,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 등 당내 청년 정치인들과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박근혜 등 보수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연합군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0.73%포인트 격차로 신승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최 전 부총리가 언급한 보수 연합군반윤 연합군’ ‘반윤 신당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돌았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여기 배석했던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꾸 그러더라. 그런데 이게 모양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는 않다좀 지켜볼 상당히 중요한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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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연합군의 대상으로 거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반윤 연합군’ ‘반윤 신당해석에 대해 그건 좀 더 나간 것 같고 그런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라며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함께 친윤 낙하산 공천설이 파다하면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구가 있다. 바로 비윤인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인 성남시분당구갑이다. 이곳의 원래 주인은 친윤인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다.

김 수석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분당갑 보궐선거에 안 의원이 출마해 당선됐다. 김 수석은 경기도지사 선거 패배 이후 대통령실로 들어가 홍보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김 수석이 분당갑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물론 안철수 의원은 지역구를 내줄 생각이 전혀 없다. 김 수석의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분당갑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수석 출마설에 대해 이번에 총선을 나갈 건지 아니면 아직 여러 가지 해야 될 역할들이 정부 내에서 많을 수도 있다그건 아마 본인의 결심에 달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분당갑에서 당선된 지 만 1년 됐다정치인이 이렇게 지역구를 함부로 옮기는 건 아니다라고 현 지역구 재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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