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운동’은 14세기~16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인간성 해방을 위한 문화혁신 운동이다. 이 운동은 반(反)중세적 정신 운동으로 문학·미술·건축·자연과학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유럽 문화 근대화의 사상적 원류가 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르네상스 운동을 통한 ‘인간성 회복’이 일어나야 한다. 진영 논리에 기대어 상대를 악마화하는 정치,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강성 노조, 비인간적 사회악의 창궐, 국민을 분열시키고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는 가짜뉴스, 광우병·천안함·세월호·사드 전자파 같은 각종 ‘괴담’ 등은 모두 좌파가 정략적으로 야기한 것이다. 국가 정상화를 위해 모든 분야의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

18세기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조선의 르네상스’라 일컬어지는 시대다. 경세치용과 이용후생을 중시하는 실학자들의 궁극적 목표는 현실의 개혁과 새로운 이상사회의 건설이었다. 영·정조의 문예부흥기부터 순조 연간 초기에 활동한 조선 최고의 화가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이다.

단원은 무반에서 중인으로 전락한 집안에서 김석무와 장담 문씨 사이에서 1745년(영조 21)에 태어났다. 본관은 김해, 자는 사능(士能), 호는 서호(西湖, 안산 앞바다)이다.

7, 8세 때 안산에 있는 강세황(姜世晃)의 문하에서 그림을 배웠으며, 그의 추천으로 이른 나이에 도화서 화원이 되어 20대 초반에 궁중 화원으로 명성을 날렸다. 조선시대에는 ‘어진화사(御眞畫師, 임금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라면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았다. 단원은 세 번(영조 한 차례, 정조 두 차례)이나 어진을 그리는 데 참여하여 정조의 총애를 받은 ‘왕의 화가’였다.

강세황은 <단원기>에서 “(김홍도는) 못 그리는 것이 없다. 인물, 산수, 신선, 부처, 꽃과 과일, 동물과 벌레, 물고기와 게 등이 모두 묘한 경지에 이르러, 옛날의 대화가들과 비교해도 그에 필적할 만한 자가 없다.”라고 극찬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 금세의 신필(神筆)”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단원은 박진감 넘치는 구성, 예리한 관찰력과 표현력으로 조선의 모습을 해학적이고 아름답게 담아냈다. 풍속화와 산수화뿐만 아니라 인물, 도석(道釋, 도교와 불교), 화조 등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정조는 <홍재전서>에서 “무릇 그림에 관한 일은 모두 홍도를 시켜 주관케 하였다.”라고 할 만큼 단원을 신임하였다. 단원은 정조의 명을 받아 금강산과 영동지역을 방문하여 실경산수화를 제작했으며(1788), 대마도로 건너가 지도를 그려왔다. 이후 정조의 화성원행, 화성건설과 관련된 그림 작업을 총괄하였다.

단원의 그림 특징은 배경을 생략하고, 색의 농담(짙음과 옅음)을 사용해 표현하며, 명암과 원근감을 새로운 기법으로 과감하게 표현한 것이다. 단원의 300점이 넘는 작품 중 대표작인 <씨름>, <서당>, <무동(舞童)> 등은 절묘한 구성과 간결하고 힘 있는 필선이 뛰어난 작품들이다. 정조가 사도세자의 능으로 행차하는 광경을 그린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조선 기록화의 기념비적 대작이다.

1805년 12월. 단원은 아들 김양기에게 “월사금을 보내주지 못해 서글프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쓴 후, 1806년 전주에서 병사한 것으로 보인다. 단원은 조선시대 우리 역사와 문화를 고찰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위대한 문인이다.

평생 거문고·생황·퉁소 등을 연주하는 음악가였고, 서예가였고, 시인이었다. 18세기 동아시아 화단의 독보적인 천재 화가로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단원 선생을 경모하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天生繪事總全能(천생회사총전능) 하늘이 낸 그림 그리기 솜씨 모든 분야에 전능했고

弱冠登龍卌載燈(약관등용십재등) 20세에 궁중화가에 발탁되어 40년 동안 등불이 됐네

水墨一家當代橫(수묵일가당대횡) 수묵화에 일가를 이루는 것이 당대의 흐름이었지만

丹靑兼備最高乘(단청겸비최고승) 단청 등 모든 장르를 잘 그려 화단의 제일이 되었네

山川道釋常常夢(산천도석상상몽) 산수화와 도교·불교화는 항상 꿈속에서도 생각했고

遠近風雲處處昇(원근풍운처처승) 멀고 가까운 곳 바람과 구름 따라 곳곳을 올랐네

落日彷徨終歎息(낙일방황종탄식) 정조의 붕어로 실의에 빠져 끝내 한탄했고

嗚呼絶後畵神稱(오호절후화신칭) 아! 비교할 바 없는 거장은 ‘그림의 신’이라 칭하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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