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데이비드 방문 ‘득과 실’ 어느 쪽이 더 클까

지난 G7 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지난 G7 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워싱턴 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북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공감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26일 최종현학술원 주최 ‘워싱턴선언과 한미동맹의 미래’ 세미나 기조연설자로 나서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라며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주지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북한은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뒤로는 중국을 챙기며, 대외적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천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북중러의 결속 강화 이후 한미일 정상회의가 예정돼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북핵 억지력 확장과 일본의 핵우산 동참 여부, 갈등이 격화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 등 부담스런 과제를 떠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캠프데이비드 방문을 두고 ‘득과 실’ 어느 쪽으로 균형추가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미일’ 정상회담 핵우산협의체(NCG) 일본 참여 여부 촉각
중국 견제 나선 미국 배터리 공급망 ‘탈 중국화’ 강요할까

오는 18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캠프데이비드 방문을 두고 국내 정치권을 비롯해 전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세 사람이 만나는 이번 정상회의는 3국의 군사동맹을 비롯해 북핵 대응 공동체계 및 한일관계 회복 등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관계 정상화를 넘어 군사적 협력체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 연구조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그간의 자료 등을 분석해 북한이 약 30기의 다양한 형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함형필 외교부 국방협력관은 “지난해 말 개최된 당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핵탄두의 대량생산을 지시했다”라면서 “이에 따라 핵탄두화 할 수 있는 핵 물질의 생산뿐만 아니라 핵탄두의 수량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력이 태평양을 넘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준을 갖춘 데다 공격적인 수적 확대까지 나서면서 일본이나 미국이 더욱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확장억제 ‘핵우산’으로 불리는 한미간의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 의사를 밝힐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다만 그간의 일본의 행보를 토대로 미국과 일대일 대응 체계 또는 협의체 구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우택, “한미일 협력 중요, 일본 진정성 보이길” 기대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내달 캠프데이비드에서 진행되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두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의장은 지난 2일 “한미일 3국 정상이 그간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나왔다”라면서 “별도 회의를 위해 3국 정상만 단독으로 모이는 것은 처음인 만큼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계기”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중 패권 갈등, 어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정세가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라며 “특히 동북아시아 내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북중러 3국의 연대가 심상찮은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국내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반일감정 악용, 한일관계 악화, 한미일 3국 협력 균열이 났던 지난 정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윤석열 정권의 국익을 위한 외교 행보”라면서도 “정부여당이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고 한일 관계 정상화, 한미일 협력강화를 위해 노력해온 것처럼 3국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상이 상응하는 진정성을 보이며, 한미일 협력을 더 공고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정부와 여당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을 가운데 두고 야당과 ‘험담, 괴담’ 등으로 대치하면서 여론의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다. 그렇게 여론의 뭇매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기시다 총리가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공식석상에서 우리말로 인사를 하는 등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면서 양국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캠프데이비드. [백악관]
캠프데이비드. [백악관]

3자 정상회의 주요 논의 내용 무엇?

이번 한미일 3자 정상회의의 주된 관심 사항은 우선 한미일의 정규 군사훈련이 포함된다. 한미 군사훈련이 있을 때 마다 반응해온 북한이 한미일의 정기적인 군사 훈련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사다. 또 사이버 안보협력 강화가 예정된 가운데 역내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의 안보협력 범위 확대를 포함하는 공동성명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더불어 앞서 언급했듯 북핵 등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억제 핵우산의 일본 참여여부인데 우리로서는 한미가 사전에 진행했던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동참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지지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 그간의 북중 관계에 이어 북러 관계 회복세에 있는 상황. 이런 북중러 3국의 행보에 대응해 NCG의 3국 공동행동은 우리에게 조금은 심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미국이 배터리 공급망 관련 동맹국에 강요하고 있는 탈중국화 역시,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한국에게는 이번 정상회의의 또 다른 숙제 가운데 하나다. 미중 갈등의 기로에서 이렇다 할 정답을 내놓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미 결정된 NCG에 대한 이득보다 캠프데이비드에서 배터리 공급망 등에 대한 제안으로 우리가 잃을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내년 예정된 미국 대선, 동맹관계에 미칠 영향

미국에 대한 ‘동맹국 의무 강조’ 및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우산이 필수적인 우리에게 한국 보호의 당위성을 주지시켜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주지시켜야 한다”라면서 “미국이 1948년부터 2010년까지 국익보다 동맹의 의무로 개입한 사례는 5건이지만 국익에 부합하면 동맹조약 체결과 관계없이 군사적 개입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효과적인 확장억제가 능력의 균형뿐 아니라 이익의 균형이 맞아야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라면서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풀어냈다. 

더불어 김 전 실장은 “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이나 사이버안보, 에너지 안보 등에서 한국과 연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해야 미국의 지도층이 한미 군사동맹의 가치를 인정할 것”이라며 “미국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자유민주적 가치와 더불어 한국의 지정학·지경학적 가치를 우리와 공유할 때 동맹의 지속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캠프데이비드에 예정된 3자 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NCG 참여 여부 그리고 한일관계 정상화 및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에 대한 탈중국화 요구 및 한미 동맹의 신뢰성 등 어느 하나도 가벼운 주제가 없는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어떻게 과제를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이 만났던 모습. [뉴시스]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이 만났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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