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KB금융지주를 이끌 '포스트 윤종규' 최종 후보 3인이 확정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9일 차기 회장 후보 쇼트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등을 최종 3인으로 뽑았다. 

KB금융 회추위는 다음 달 8일 압축된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2차)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열리는 주총에서 신임 회장을 최종 결정한다.

회추위는 지난 8일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2명 등 6명을 1차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내부 후보는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었다. 외부 후보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다.

당시 회추위 측은 "회장 후보 롱리스트에 대한 평가자료를 참고해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이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등의 '회장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하고 논의와 투표를 통해 숏리스트를 확정했다"며 “내∙외부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한 후보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숏리스트를 6명에서 3명으로 압축 시 3명의 명단은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최종 3인이 되면서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외부 인사도 밝혀졌다. 그 주인공은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이었다. 그는  2015년 9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 후 지난해 5월 베트남 HD은행(호찌민시개발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은 2020년 윤종규 회장 연임 당시에도 외부인사로 숏리스트에 포함 된 바 있다. 

내부 출신으로 뽑힌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은 1961년생 동갑내기다. 허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다.

허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디지털부문 경쟁력 강화로 리딩뱅크를 탈환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 부회장 자리에 올라 현재 글로벌·보험부문장을 맡고 있다. 그룹의 핵심이 은행인 만큼 허 부회장은 은행장 경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무난하다는 평가다.

양 부회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다. 양 부회장은 윤종규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무통'이자 KB금융의 비은행 강화를 통한 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높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회장 3인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올라 차기 회장 '다크호스'로 꼽혀왔다.

KB노조는 일단 관망하면서 최종 후보자가 확정되길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노동조합이 바라는 차기 회장의 요건은 까다롭지 않다"며 "금융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전문성을 갖추고 직원들이 흘린 피땀을 존중할 줄 아는 올바른 노동관을 가진 인물이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회추위는 오는 9월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회추위 관계자는 “내∙외부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한 후보자들”이라며, “내∙외부 후보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