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사즉생이라는 말처럼 검찰의 전방위 수사와 압박으로 본인과 당이 사면초가에 처하자 꺼낸 카드가 단식투쟁이다. 세간의 평은 얻을 게 없는 그 끝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명분은 윤석열 정부를 무능폭력정권이라고 규정하고 국민항쟁의 시작이라고 이유를 됐지만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명분이 약하니 동력도 떨어진다. 단식을 시작한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출구전략이 무엇일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당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 전화, 이해찬 전 대표 격려 및 정청래 등 친명계의 동조 단식이 이어지면서 결속 효과는 보고 있다. 아울러 당내 적군과 아군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계기도 됐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단식투쟁의 명분은 간명했다. YS5공화국인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3년 광주항쟁 진상규명과 민주화 추진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했다.이후 상도동 동교동계가 뭉치면서 민주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DJ 역시 1990년 지자체 전면 시행을 명분으로 13일간 단식 후 이를 관철시켰다.

그런데 이 대표의 단식을 중단하기위해 내놓은 전제조건이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 대표는 대통령 대국민 사과’, ‘윤정부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 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주장했다. 어느 하나 윤 정부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결국 이 대표가 단식을 풀기위해선 YS처럼 최소 20일이상 단식을 이어가 병원에 실려가면서 끝이 날 공산이 높다. 이럴 경우 사즉생을 꺼낸 게 무색하게 된다. 그렇다고 당내 원로들과 친명계가 단식 중단을 위한 연판장을 돌려 수용하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 처음부터 짜고 치는 단식이었다는 비판이 일 공산이 높다. 또한 검찰 소환이나 정기국회를 빌미로 단식을 풀기에도 명분이 약하다. 결국 남은 카드는 대표직을 던지는 경우다.

내가 모든 짐을 안고 당 대표직을 던져 검찰 수사에 임하고 당에도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단식을 끝내야 그나마 명분도 살고 당과 지지자에게도 면이 설 수 있다. 승부사 기질을 가진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면서 그 끝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나이브한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면서 대표직을 던질 명분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게 필자의 사견이다. 그래서 단식을 중단할 수 없는 명분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대표가 예상하기 힘든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결과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무엇을 하든 결론은 대표직 사퇴가 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검찰수사는 총선까지 계속되고 본인의 사법리스크로 당이 분열되거나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독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 차기 대권 도전도 물 건너 간다. 어차피 던질 대표직이다. 그 시점이 벼랑끝 단식 투쟁으로 다소 빨라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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