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기쁜 마음으로 586세대 퇴진의 마중물 되겠다" 
趙 "수술칼로 쓰면 국민의힘과 같이할 의사 있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일요서울TV 김동현 기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일요서울TV 김동현 기자]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아침엔 '진보' 저녁엔 '보수'를 외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주류 세력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를 겨냥해 '안티586'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개혁을 위한 수술칼이 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낮과 밤 모두 보수가 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조 의원은 소수정당의 초선의원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존재감을 선보이는 중이다. 일요서울은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4년간의 야당 생활에서 벗어나 더 큰 일을 하고 싶다는 조 의원을 만나봤다. 

- 안티586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밝혔는데?
저는 지금 대한민국 정치에서 586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은 퇴장할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정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으로 상징되는 선동·집단·패거리 정치다. 아직도 정치하는 방법과 생각이 87년 반독재투쟁하는 그 시대에 멈춰있다. 

더 이상 그분들이 동시대의 586세대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87년 이후 사회에 진출한 586세대들은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주역이 됐다. 지금의 586 운동권 세력들은 대학 졸업 후 정치권으로 가면서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본인의 세대조차 대표하지 못하는 586 운동권 세대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겠나. 이분들은 은퇴할 시간이 됐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함에 있어서 글로벌 세대의 첫 세대인 제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하려 한다. 

- 민주당의 단식 투쟁에 대한 평가는? 
울림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1야당의 당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뉴스지만 일반 시민들은 이 대표가 단식을 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만큼 정치인의 명분 없는 단식은 다이어트에 지나지 않는다. 

단식에 대한 무례함이라고 생각한다. 단식은 원래 약자가 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이 몸뚱어리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나 항의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정치인 중에 단식해서 죽은 사람 없고, 삭발한 뒤 머리 안 자란 사람 없다. 시민사회에 남겨진 마지막 수단을 막강한 제1야당의 당대표가 자기 방탄용으로 써먹고 있다. 무슨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나.

- 국민의힘 입당설이 계속 제기되는데?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들은 바에 의하면 국민의힘이 제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다 잘되고 있다면 왜 영입하려고 하겠나. 저는 꽃꽂이용으로 팔려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더 큰 개혁을 통해 국민의 기대와 수준에 맞는 정치를 하기 위해 저를 수술칼로 쓰신다면 (같이할) 그런 의사는 있다.

-국민의힘이란 환자의 가장 큰 환부는 무엇인지?
보수 정치의 핵심은 질서 있는 변화다. 질서 있는 모습으로 시대가 바뀌는 방향에 맞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질서 있는 변화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금 이대로 유지하는 것'이 보수 정치의 핵심인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보수가 꼭 강남과 부자의 공식에 부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번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국민들에게 박수받지 못하는 이유를 고민해 봤다. 저는 변화의 방향성과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대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도 좋다고 하는 국민들은 한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그렇다면 개혁을 두려워하는 보수 정당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개혁에 앞장서는 세력으로 비춰진다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개혁 보수의 역할을 맡고 싶은지?
개혁 보수란 단어도 이제는 유효기간이 끝난 것 같다. 개혁 보수란 단어는 틀린 단어다. 보수란 단어 자체에 개혁은 이미 들어있다. 마치 '역전앞' 같다. 보수하면 개혁을 안 하는 세력처럼 보이니까 개혁 보수란 단어가 나온 것이다. 저는 보수란 단어에 내제된 것이 질서와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진영을 떠나서 모든 정치인이 풀어야 할 과제다. 모든 것을 정부에게 맡길 것인지 혹은 민간의 자율성을 활용해서 질서 있게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진보는 개혁하고 보수는 웅크려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다. 

-과거 주4일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현재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주장한다. 
이 문제를 관통하는 것은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미래 의제라고 생각한다. 저는 정치인의 역할은 오늘을 관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4일제는 이미 오고 있다. 대한민국에 주4일제 기업들이 적을 때는 특정 기업이 주4일제를 한다고 하면 뉴스에 났다. 현재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주4일제를 채택하고 있다. 주4일제를 채택하지 않으면 그 분야의 최고 인재들이 그 기업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가 보수의 의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오늘을 관리하는 제도다. 저는 주4일제도 하고 싶고 로봇과 인간이 어떻게 살지 고민하고 싶다. 가상화폐가 산업이냐 투기냐 고민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이제 옆 사람이 두려운 세상이 됐다. 칼부림하고 묻지마 범죄하고 한 주에 살인 예고를 하는 글이 500건이 넘는 현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4일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의제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오늘을 관리하는 의제다. 

-시대전환 소속으로 남아있을 생각은 있나.
그게 디폴트값이다. 최근 마포와 종로에 플래카드를 걸었는데, 시대전환의 색과 당대표 직함 모두 적었다. 다만 그 선택지와 함께 양당과 연대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초선의원으로서 지난 4년은 광야에서 야성(野性)을 기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만약 국민들이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신다면 그때는 실제로 일을 해서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 

-마포갑과 종로로 출마 선택지를 좁힌 것인지?
맞다. 저는 서울 사람이니까 서울에서 출마할 것이다. 서울의 어느 곳은 보수의 대구와 똑같고 일부는 진보의 광주와 똑같다.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된다. 제게 그런 지역구는 의미가 없다. 저는 큰 조직을 가진 정치인은 아니다. 인물 경쟁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지역을 고르고 싶었다.  

-마포와 종로 중 어느 곳에 더 출마하고 싶은지?
매일 마음이 바뀐다. 

-노웅래(마포갑)·최재형(종로) 의원과의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지?
노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소된 상태지 않나. 노 의원이 나오면 그분을 상대하는 것이 맞고 또 다른 분이 나오면 그분을 상대하는 것이 맞다. 종로는 최 의원도 있고 민주당도 여러 설들이 오고 간다. 정치인에게 종로는 전국구다. 종로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큰 기회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출마 선언은 언제쯤 할 것인지?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하는 중이다. 저도 가정이 있는 만큼, 아내와 자녀들이 어느 곳에서 살고 싶은지도 고려해야 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 장관은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다. 생각의 날카로움과 언어의 정확함이 굉장하다. 또 말이 빠른 편이다. 유튜브 1.5배 속을 보는 느낌인데, 그 발음이 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또 작년 국정감사 당시 한 장관과 외국인 정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때 틀린 부분이 있으면 인정을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전직 법무부 장관이어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도 있다. 

한 장관과 제가 다른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70년대생들로서 586세대를 밀어내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기회가 없다는 책임 의식과 사명감을 가지는 부분은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법사위에서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의 대립을 직관한다. 어떻게 보는지?
민주당이 맨날 지지 않나. 민주당이 싸워서 이긴 판이 있는지 모르겠다. 논리가 궁하면 목소리가 커진다. 모든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의원들이 장관을 압박하려고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장관이 밑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논리가 궁하다 보니 진영 논리에 입각해 과거에 장관을 압박하는 패턴을 답습한다. 시대착오적인 접근 방법이다. 한 장관 같은 합리적이고 능력 있는 장관들에게는 먹히지 않는 방법이다. 

-민주당은 한 장관을 두고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국무위원으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이 혼내면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사뭇 다르다. 합리적이고 근거가 있는 비판을 하면 정부는 들어야 한다. 이는 입법부의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비합리적이고 사실관계가 다른 질문. 혹은 자기 진영의 당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질문이라면 국무위원으로서의 태도를 지적하는 것은 하나의 공세 전략일 뿐이다. 

-신당 선배로서 제3지대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어떻게 보는지?
신당을 창당하는 모든 분을 존경한다. 만 4년째 시대전환을 운영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대기업 같은 기존 정당의 편안함에서 벗어나 신당을 창당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신당이 필요한 이유가 거대양당이 못해서라면 울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사람이 못하는 것을 주워 먹으려고 하는 것은 제3지대가 나아갈 방향이 아니다. 오히려 양당이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면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처럼 양 진영이 살벌하게 싸우는 극단의 정치 속에서는 그 공간이 많지 않다. 

많은 국민들이 지금의 정치를 축구로 인식한다. 공수를 나뉘어 뛰는 팀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갑자기 세 번째 팀이 나타나서 우리도 경기에 끼겠다고 하면 끼워줄 방법이 없다. 만약에 정치가 수영 같은 기록경기라면 세 번째 팀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저 스스로도 몇 년간 중립지대 정당을 운영하면서 느낀 경험이다. 


-21대 국회의 아쉬움과 22대 국회의 포부는?
아쉬운 것이 한둘이 아니다. 국민들을 위해서 경제 분야의 일을 하고 싶었다. 4년 내내 주구장창 야당만 한 정치인은 저와 정의당 분들밖에 없을 것이다. 야당은 한계가 있다. 무엇인가 제시해도 장관이 검토하겠다고 하고 안하면 그만이다. 

요새 많은 분들이 조정훈의 정치를 응원해주신다. 22대 국회에서 저와 같은 분들이 20명, 30명 정도로 많아져서 이런 정치가 멋있는 것이구나. 이게 대세구나. 이래야 국민들이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빠르게 확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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