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부양 '사활'...릴레이 자사주 매입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금융사 회장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투자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최근 들어서도 만년 저평가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결과가 신통치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사 회장들이 자사주를 모집하면서 은행주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자사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6일 임 회장은 우리금융 보통주 1만주를 사들였다. 지난 3월 취임 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취득단가 기준 총 1억1880만원 규모다. 우리금융 주가는 출범 직후인 2019년 2월 13일 1만5300원을 기록 한 후 완전민영화 숙원을 이룬 지난해 4월 1만635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1만 1000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임 회장의 자사주 매입 발표날에도 주가는 1만1950원으로 전날 기준 0.42% 오르는데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3.46% 상승한 수준이다. 

임 회장과 함께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과 이정수 상무도 자사주를 각각 1000주씩 매수했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 6월 신한금융 주식 5000주를 주당 3만4350원에 매입했다. 전체 매입 규모는 1억7175만원이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9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자사주를 한 차례도 매입하지 않다가 올해 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지난 6월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자사주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4대 금융 회장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평가액만 11억4030만원(6일 종가 기준) 규모다. 윤 회장은 2014년 처음 회장에 오른 뒤 9년째 KB금융을 이끌어오며 10여차례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5월에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함께 이복현 금감원장의 동남아 출장에 동행하며, 현지 네트워크 강화 및 투자 독려에 나섰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하나금융 주식 1만132주를 보유중이다. 4억원이 넘는 규모다. 다만 함 회장의 최근 자사주 매입 시점은 부회장을 지내던 2018년이다. 이후에는 자사주를 매수한 적은 없다.

- 주주에게 책임 경영 의지를 표현...실효성엔 의문

그렇다면 금융사 회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주주들에게 책임 경영 의지를 표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한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은행 계열 금융지주 주가는 연고점 대비 평균 2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기업 경영자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것은 주가 부양과 책임경영을 외부에 표출하기 위한 일환"이며 "자신감이 반영된 행동으로 알려진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주가부양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만년 저평가주로 꼽히는 은행주를 움직이려면 다양한 주가부양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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