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컨트롤타워' 필요성 제기

삼성전자 전경 [일요서울DB]
삼성전자 전경 [일요서울DB]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로 회장직에 오른 지 1년이 된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직접 찾아가서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현장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토대로 삼성의 새 포문을 열었다.

재계는 이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아 난국을 극복할 '뉴삼성'의 메시지를 낼지 주목한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삼성 계열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콘트롤타워 '미래전략실' 부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 오는 12월 초께 삼성 정기 임원 인사 앞둬..고강도 인사 진행되나
- 기재·산업·금융위 간부, 줄줄이 삼성 앞으로…미전실 부활설 ‘솔솔’

'미래전략실'은 2017년 2월 해체됐다. 이후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 3개 사가 각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계열사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내부에선 사업지원TF팀만으론 그룹 전반을 아우르고 미래 성장 전략을 짜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복원론이 재차 주목받는다.

- 뜨거운 감자…'그룹 컨트롤타워' 필요성 제기

아울러 삼성이 최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료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영입에 나서고 있어 미전실 복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한겨레에 따르면 A 기재부 부이사관(국장급)이 조만간 삼성전자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A 부이사관은 부사장급으로의 이직이 예상된다. 다만 삼성에서 맡게 될 구체적인 역할은 확인되지 않는다.

A 부이사관은 행정고시 42회로 기재부 경제정책국과 정책조정국에서 거시 경제 정책 및 정책 조율 업무를 주로 담당한 ‘정책통’으로 기업환경과장, 경제구조개혁총괄과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와 현 정부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 및 선임행정관을 각각 역임한 바 있다. 기재부 국장급이 삼성으로 이직하는 건 2016년 김이태 부이사관(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담당 부사장) 이후 7년 만이다. 산업부 B 서기관도 삼성전자 부장급 이동을 조율 중이다.

이 신문은 또한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정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이 회장이 직접 기재부 출신을 뽑으라고 지시한 거로 안다”며 “미전실 부활을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초께 단행될 삼성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어 미전실 복원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크다. 일각에서는 반도체와 가전 등 실적 부진을 겪는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고강도 인사 조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 회장은 10년째 설·추석 등 명절 연휴를 활용한 해외 현장경영을 올해도 이어 갔다.

이 회장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지하철도 공사 현장이다. 스마트시티 네옴은 사우디 대규모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구축 중인 미래형 신도시다.

재계에서는 국내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이달 중순 경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인데 이 회장도 방문단의 일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일종의 '선발대'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네옴시티의 공사뿐만 아니라 원전, 방산 시장 등에서 사우디의 무궁무진한 잠재력까지 감안하면 이 회장과 같은 글로벌 경제 거물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재개의 평가다.

이 회장은 사우디에 앞서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TV와 태블릿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이 회장은 삼성전자 이스라엘 R&D 센터를 찾았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서도 이 지역의 인공지능 로봇 등 현지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이 회장은 중동 방문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라며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지금은 비록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인재 중심'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사 20곳은 지난달 2023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돌입했다. 10월 중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하고, 11월 면접 이후 12월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회장 승진 1주년에도 법정 行

다만 이 회장은 취임 1년인 이날도 법정 앞에 서게 됐다. 이날은 105차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재판’이 예정 돼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지 올해로 8년이 지났지만, 이를 둘러싼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위험 요인)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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