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서울ㅣ이지훈 기자]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로 인한 피해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긴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로 인한 피해액이 50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의 법률 제정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임 없다. 

- 대기업의 계속되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
- 최근 7년간 대응을 포기하는 중소기업 50% 육박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화물맨 홈페이지]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화물맨 홈페이지]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맨은 “맞춤형 오더와 빠른 정산 등 자사 기술과 아이디어를 2021년 인수 검토 과정에서 (카카오 모빌리티에) 빼앗겼다”라고 주장 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미 업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기술이고 특정 기업의 고유한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며 "화물맨의 인수 검토 과정 이전부터 물류 업계의 맞춤 오더와 빠른 정산을 위해 논의되던 부분이고, 외부 자문업체를 통해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라고 했다.

[출처 : LG U+, 왓챠 홈페이지]
[출처 : LG U+, 왓챠 홈페이지]

LG유플러스와 국내 토종 OTT 플랫폼 '왓챠'도 기술 탈취 혐의로 충돌했다.

300억 원대 적자에 허덕이던 왓챠는 LG유플러스로부터 인수·투자 제안을 받았다. 검토 과정에서 기술력 평가 명목으로 왓챠의 핵심 기술인 ‘동영상 추천 기술’과 ‘OTT 서비스 설계 자료’ 등을 요구받았지만, 왓챠는 “영업비밀이기에 일부만 공개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LG유플러스 측에서 인수·투자에 대해 의지가 있는 상태로 투자를 진행한다라고 해 왓챠는 핵심 노하우를 제공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느닷없이 투자를 포기한다고 통보했다. 왓챠 측은 "저희의 '핵심 기술 빼내기'로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결국 왓챠는 LG유플러스를 공정거래법 위반(사업활동방해)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홈페이지]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홈페이지]

이처럼 반복되는 기술 탈취 문제로 정치권에서도 경각심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중위) 소속 양향자 의원(이하 양의원)은 “실효성 있는 대책의 부재가 가장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중기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에 들어서까지 중소기업들의 기술 탈취 피해사례가 계속 발생하였으며, 최근에는 중소기업들이 기술 탈취 피해에 대한 대응을 포기하는 비율이 약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술 분쟁 조정 제도’의 조정 기간이 평균 89일(최근 7년간)로 3달 이상이 소요된다. 이는 대기업에 비해 인력·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분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기술 탈취 피해 조정을 위한 ‘기술 분쟁 조정 제도’의 평균 조정 성립 비율이 22%(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평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7년, 2023년 상반기의 경우 조정 성립 비율은 10%로 해당 제도를 통한 조정 성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중소기업 기술 탈취 피해액 [ 출처 : 양향자 의원 의원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중소기업 기술 탈취 피해액 [ 출처 : 양향자 의원 의원실]

양 의원은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 탈취 피해를 적극 보호하기 위해 ‘기술 분쟁 조정 제도’의 조정 성립 비율을 높이고 조정 기간을 단축할 새로운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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