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총선 승리를 위한 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통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을 확인한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심산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강하게 정책 이슈 몰이에 나서면서 민주당은 허를 찔린 분위기다. 여당이 던진 정책 이슈들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권심판론이 묻힐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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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적인 정책투하로 이슈몰이정권심판론잠재우기 시도
민생 정당부각 동시에 정부 실정 알리기로 정권심판론살리기

국정감사가 끝나고 예산 정국이 본격화됐지만 여야의 관심은 이미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에 향해 있다. 야야 전략통들은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 수립에 두뇌를 가동하고 있다. 여야 모두 총선기획단도 출범시켰다.

내년 총선 구도는 쉽게 예측이 가능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정권심판론국정 안정론이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완승을 거두고 국민의힘이 참패를 기록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정권심판론바람이 불 것임을 예고했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카드가 이번 총선에서도 주효한 민심 공략 카드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총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최근 정국 분위기에서는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 민주당이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에 취해 있는 사이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를 띄우며 혁신바람을 일으킨데 이어 굵직한 정책 이슈들을 연달아 던지며 정국 이슈를 장악하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묻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의 대대적인 이슈 몰이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 카드를 꺼내들고 윤석열 정부 실정 부각에 나선 분위기다. 총선 민심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민심이 어느 쪽으로 흐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혁신’ ‘정책투트랙 이슈 몰이허 찔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참패로 충격을 받은 국민의힘이 혁신정책두 가지 카드를 꺼내들고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직후만 해도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과 지도부 책임론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격랑 속에 빠져든 모습이었다.

압승을 거둔 민주당은 이를 여유있게 바라보며 승자의 여유를 누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국면은 빠르게 전환됐다. 국민의힘은 파란 눈의 한국인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이슈 몰이를 하더니 이제는 의대 정원 확대, 김포시 서울 편입, 공매도 전면 금지 등 굵직한 정책 이슈를 던지며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 회의모습.뉴시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 회의모습.뉴시스

혁신위의 성공 여부, 또 국민의힘이 던진 정책들의 적정성 여부와는 별개로 국민의힘이 던진 이슈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에는 일단 성공을 한 듯하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가 돌연 김포시 서울 편입과 함께 메가시티 구상까지 띄우며 정치권에서는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또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동안 개미 투자자들의 높은 원성을 샀던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 부정적이었던 금융당국의 공매도 한시적 전면 금지 조치까지 이끌어냈다. 이에 어리둥절한 민주당은 김포 서울 편입에 뚜렷한 반대를 표명하지는 못하고 국가균형발전 대명제 부각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편 가르기 정치에 중독된 듯 보인다국회에 국가균형발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각계의 지혜를 다시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김포시민 의견을 수렴해 서울 편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우리 당 입장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며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것이 아니라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공매도 금지 문제에 대해서는 당초 부정적이었다 돌연 입장을 바꾼 금융당국을 비판하면서도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민주당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권칠승 수석대변인)고 뒷북 대응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힘, 총선 직전까지 정책으로 판 흔들기 전망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총선 직전까지 민생’ ‘서민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야당이 쉽게 반대하지 못할 이슈를 계속해서 꺼내면서 민생 정책 행보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던 정책적인 이슈, 가시 같은 것들을 뽑아내겠다면서 힘들어서 참고 있던 것들을 과감하게 찾아서 계속 해서 말할 것이다. 손톱 밑 가시 제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또 여성·청년 정치인의 총선 공천 확대 카드로 지지 기반 확대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총선기획단 1차 회의 후 브리핑에서 정치를 오래 한 사람과 새롭게 출발하는 청년·여성들의 출발선이 얼마나 갭(차이) 없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청년, 여성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될 수 있도록 룰 세팅에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활동 모습. 뉴시스
민주당 총선기획단 활동 모습. 뉴시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민생 정책 정당이미지 부각에 나서고 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강훈식 의원은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대안으로 연구개발 예산 증액 등 5대 미래 예산과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청년 3만원 패스 사업 추진 등 5대 생활예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민주당은 서울, 인천, 부천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경인선 지하화카드를 들고 나와 수도권 표심을 흔들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경인선 지하화를 위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경인선 지하화를 통해 구로에서 인천까지 이어지는 구로 테크노밸리, 인천 클러스터 벨트 조성을 적극 지원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도 동시에 각종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윤석열 정부 실정 알리기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권심판론 여론 조성을 위한 기반 다지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진상규명과 오송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 윤석열 정부 방송장악 진상규명 등 3개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또 민주당은 방통위가 가짜뉴스 근절을 명분으로 방송사에 보도 경위 자료를 요구해 헌법상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민생정당부각, ‘정부 실정 알리기총력

여당이 제기한 정책 이슈가 정국을 휩쓸고 간 사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6%였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 직전 조사(1031112) (34%)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55%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때 58%보다 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민주당 총선기획당. 뉴시스
민주당 총선기획당. 뉴시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4%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3%포인트, 민주당은 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2명으로 꾸려진 총선기획단 구성을 의결했다. 단장은 이만희 사무총장이 맡았다. 총선기획단에는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송상헌 홍보본부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합류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조은희윤창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보다 앞선 지난 1일 최고위원회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13명의 총선기획단 구성을 의결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이재정 전국여성위원장, 전용기 전국청년위원장, 비례대표 신현영 의원 등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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