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보편화된 사이버 만남

소개팅 어플, 구글플레이 캡처. [박정우 기자]
소개팅 어플, 구글플레이 캡처. [박정우 기자]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바쁜 현대인도 스마트폰 하나로 빠른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 받는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런 ‘소셜 데이팅’이 각종 범죄의 창구로 악용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소개팅 어플’ 시장은 원하는 이성을 선택할 수 있고, 편리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200여 개 업체가 영업 중이며, 시장 규모도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런 소개팅 어플이 범죄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2017년에는 남경필 전 지사의 첫째 아들 남 모 씨가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됐는데, 익명 채팅이 가능한 소개팅 어플을 통해 “(마약을) 같이 즐길 사람을 구한다”라며 여성을 물색하다가 발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소개팅 어플을 이용한 남녀 500명 중 49.8%가 “앱을 사용하다 피해를 봤다”라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원치 않는 계속적인 연락’이 24.4%, ‘음란한 대화 및 성적 접촉 유도’가 23.8%였다.

여성가족부가 2017년 발표한 ‘2016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위기 청소년 173명 중 107명(61.8%)이 금품 등 대가를 약속 받고 성관계를 맺는 조건만남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가운데 10명 중 6명이 ‘소개팅 어플’을 통해 상대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악의적으로 변질된 ‘익명성’

일부 소개팅 어플의 경우 허술한 본인인증 절차와 앱 자체에서 ‘익명’으로 채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범죄에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개팅 어플 이용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38.4%(192명)가 ‘프로필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소개팅 어플 사용 경험이 있는 최 모(27, 남) 씨는 “프로필 정보를 허위로 입력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여성을 사칭한 남성이 매칭된 경우도 있다”라며 “금전 거래를 요구하거나, 원치 않는 만남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노 모(23, 여) 씨는 “건전한 만남보다는 조건만남, 성매매 제의 등을 더 많이 받아본 것 같다”라며 “앱 커뮤니티 내에는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대의 활성화로 소개팅 어플 등 사이버 환경에서의 만남이 활발해진 가운데, 사이버 범죄 역시 활성화됐다. 일각에서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예방이 이뤄져 건전한 사이버 문화가 형성되길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