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년 개봉된 영화다. 조폭, 양아치, 범죄를 다룬 장르의 영화로서 한 시대를 풍미(風靡)한 걸작이다. 이 영화가 걸작인 이유는 1980년대를 중심으로 한 나쁜 놈들을 다룬 영화인데, 진짜 나쁜 놈이 통치하던 시대적 배경이 나쁜 놈들을 확실하게 돋보이게 하여 나쁜 놈들을 감별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 영화 이후에 10여 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나쁜 놈들을 감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지면 우리들의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고, 귀는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려 하는 등 오감이 마비되기 일쑤다. 거기에 빨간 신호에도 모두가 함께 건너면 위험하지 않다.”는 잘못된 공동체 의식이 인간의 의식마저 마비시키며,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만들어 낸다.

오감을 마비시키는 나쁜 놈들의 술수를 간파하여 나쁜 놈들을 감별해 내고, 인간의 선한 공동체 의식을 사적 이익과 결부시키려는 팬덤 정치의 폐해와 과감히 결별하지 않는 한, 내년 410일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판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나쁜 놈들을 감별해 내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그러한 나쁜 놈들만큼은 전쟁이 아닌 선거를 통해 정리를 해야 한다. 어차피 우리나라 정당은 그러한 나쁜 놈들을 자신들의 상품으로 끼워 팔 작정이니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우리 국민의 힘으로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쁜 놈들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첫째,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선거를 이용해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은 나쁜 놈들일 가능성이 크다. 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해 어린놈이 어쩌고저쩌고 쌍소리를 퍼붓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법률 전문가가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을 하겠다며 출마는 물론 신당 창당까지 거론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그들에 속한다. 현직 국회의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한 번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둘째, 삼권분립 국가에서 유일하게 국민의 직접 선거에 의해 구성되는 국회의 일원이 되겠다는 사람이 선거 직전까지 행정부나 사법부에 몸담고 있다가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나쁜 놈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 부류에 속한다.

셋째, 국회의원 선거를 자신의 출세 도구로 삼으려는 사람들은 이미 나쁜 놈이다. 조정훈 의원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괴뢰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일원으로 국회의원직을 차지하였는데, 얼마 전 국민의힘에 흡수 합당을 당하면서 시대전환이 아닌 여당으로의 전환으로 출세의 길을 개척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그 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넷째, 선거 때만 되면 잊혀지는 게 두려운 한물간 족속들은 오래전부터 나쁜 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종인 전 의원은 이미 우리 헌정사에서 깨지지 않는 전국구와 비례대표만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6선을 노리고 있는 수가 보인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누구도 들으려 하지 않는 철 지난 훈수를 두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그들은 추한 노욕이 나쁜 놈의 원천임을 깨달은 지 이미 오래다.

다섯째, 감언이설로 자신의 정치적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은 나쁜 놈들이다. 신당 창당으로 정치적 부활을 꿈꾸는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 등은 적대적 양당 체제를 깨부수겠다며, 3지대 정당 운운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 양당 체제에서 온갖 단물을 빨아먹은 이들이다. 감언이설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있겠지만, 국민들을 속일 수는 없다. 이런 부류들만 잘 솎아낸다고 하면,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조금은 늦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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