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월 9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충동적인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한 장관에 대한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 가지고 300명, 자기 보다 인생 선배일 뿐 아니라 한참 검찰선배 사람들 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느냐”고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돈 봉투 의혹 수사에 대해선 “무슨 중대한 범죄라고 6개월 동안 이 XX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뭐 하는 짓이야 이 XX 놈들아”고 소리쳤다. 그는 법무장관을 “어린놈” “건방진 놈” 이라며 호통치고 검찰 수사를 “이 XX”라고 때리면 지지자들이 자신을 법무장관•검찰수사도 우습게 여기는 통 크고 힘센 인물로 받들 걸로 기대한 것 같다. 하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그를 “나이를 헛먹은 놈”이라며 실망했을 것 같다. 

한 장관은 11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도덕성 맨 끝에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 정치를 수 십 년 간 후지게 만들었다.”며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 “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추잡한 추문에도 불구하고 마치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며 국민들을 가르치려 든다”고 꾸짖었다.

송 전 대표의 막말은 운동권 본색을 드러냈다. 운동권 사람들은 집권세력을 악으로 간주하며 자기들의 판단만이 옳다는 도그머(신조)에 자주 빠져든다. 기존 법과 질서를 부정하며 타도대상으로 본다. 그들은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면 충동적으로 소리치며 대드는 객기를 부린다. 그러한 성격을 분노조절장애라고 한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로 수사망이 좁혀들자 “미처버릴 것” 같이 초조해졌다. 그래서 그는 불안과 초조감을 이기지 못하고 막말과 분노를 터트렸다. 충동적인 분노조절장애 탓이다. 운동권 출신인 이해찬 전 총리도 주변 인물에 의해 분노조절장애로 지목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 최고 책임각료를 “건방진 놈” “그냥 놔둬야 되겠느냐”면서 나라의 법치를 깔아뭉갰다. 이 또한 국가의 법*질서를 부정하던 운동권 속성을 드러낸 것이었다.

또한 한 장관에 대한 송 전 대표의 거친 말은 운동권의 반지성적 단면을 드러냈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연세대 총학생 회장으로 정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37세에 국회의원, 45세에는 민주당 최고위원, 47세엔 인천광역시의 시장이 되었다. 자기는 50세 도 되기 전 국회의원과 광역시 시장까지 누렸으면서도 50세나 된 한동훈 장관을 “어린놈”이라고 했다. 그 밖에도 그는 자신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선 “중대한 범죄”가 아니라고 잡아뗐다. 그의 유아독존적인 독선은 합리성과 객관성 그리고 지성을 저버린 도그마에 빠져있음을 엿보게 한다. 운동권의 반지성적 단면을 노정시킨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은 2004년 운동권에 대해 “지식도 없고 데모나 한 인간들이 지금 목에 힘이나 주고 다닌다”고 했다. 송 전 대표의 거친 말은 9년 전 운동권에 대한 박 전 총장의 개탄을 떠올리게 한다. 송 전 대표가 한 장관의 입장문대로 “운동권 하나 했다는 것으로 국민들을 가르치려 든다”는 것은 그가 국민을 바보로 얕잡아 본 데 연유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 수준은 독선적인 거친 막말에 찬사를 보낼 만큼 낫지 않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밝힌 대로 우리 국민 수준은 정치 수준보다 높다. 송영길의 막말은 정치인 수준이 국민 수준 보다 한참 낮다는 걸 드러냈다. 그래서 한국 정치가 수 십 년간 “4류”로 머문 게 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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