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준석 언론인] 더불어민주당이 막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발언은 물론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발언이 대표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고질병이다. ‘대통령 탄핵은 대선불복 우려가 나온다. ‘설치는 암컷은 상식 이하의 여성 비하적 망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총선 공천을 위해 강성팬덤인 개딸에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한 초강경 발언에 지지층은 환호를 보냈지만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중도층 외연확대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당 안팎의 크고작은 우려와 경고음에도 전·현직 강경파 의원들의 막말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막말 퍼레이드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초강경 발언의 연속이다. 문제는 민주당 안팎의 혐오 또는 비하 발언이 잊을만하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고질병인 막말 퍼레이드의 후폭풍을 집중 조명했다.

송영길 전 대표. 뉴시스
송영길 전 대표. 뉴시스

-대통령 탄핵되풀이에 설치는 암컷김건희 여사 정조준
- 당 안팎 비판에도 강경파 의원들 개딸강성팬덤 에 올인
-중도층 외연확대 걸림돌당 지도부 총선악재 우려에 속앓이

내년 4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최대 악재로 막말이 될 것이라는 당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야말로 한 방에 훅 간다는 경고다. 민주당의 최근 막말은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너무나 상습적이고 고질적이다. 특히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민주당의 막말이 되풀이될수록 민심의 역풍도 커진다.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압승 이후 지나치게 오만 프레임에 빠져든 결과다. 더 큰 문제는 혐오성 막말에 대한 반성이나 필터링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야는 과거 역대 선거에서 엄청난 막말 후폭풍에 시달린 바 있다. 200417대 총선 직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부망천 발언, 202021대 총선 직전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세월호 유족 비하 발언이 대표적이다.

걸핏하면 대통령 탄핵송영길 선두로 강경파 가세

민주당은 최근 걸핏하면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사실상 대선불복과 다를 바 없는 정치행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탄핵주장이 없진 않았으나 최근에는 공개 석상에서 내년 총선 200석을 거론하며 입에 올리는 이들이 늘었다. 거대 의석을 무기로 한 탄핵만능론과 다를 바 없다.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압승에 고무된 민주당의 오판이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회초리였는데 민주당이 이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할 듯한 기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탄핵 얘기가 자꾸 나와서, 제 입에서 나가지 않는 탄핵 얘기는 당론이 아니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 중이지만 당내 설득은 쉽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불가능한 탄핵보다는 민생경제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허공에 메아리 수준이다.

선두주자는 송영길 전 대표다. 한동훈 법무장관 탄핵을 주장하면서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라며 원색적 비난에 이어 최근에는 “200석을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전제로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585 운동권 용퇴론에도 아랑곳없이 각종 막말과 구설수로 좌충우돌을 이어가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의 탄핵론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자제 요청이 나오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듯한 분위기다.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민형배·김용민 의원도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가세했다. 김용민 의원은 검찰독재 극복과 관련, “대통령 탄핵 발의를 해놔야 반윤(反尹) 연대가 명확하게 쳐진다국민의힘에서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면 동의할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형배 의원은 굉장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대통령 탄핵은 150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고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탄핵의 근거와 사유는 상당히 축적되고 있다고 본다고 가세했다.

민주당의 탄핵론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추진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한동훈 법무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은 총선 역풍을 우려해 거리를 두는 모양새지만 강경파 의원들의 의지는 확고하다. 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김용민 의원은 한동훈 장관 탄핵 추진을 공언하고 있다.

여권 초선 의원들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김승원, 황운하, 김용민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2021.08.13. 뉴시스
여권 초선 의원들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김승원, 황운하, 김용민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2021.08.13. 뉴시스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탄핵 주장에 개딸을 향한 호객행위”, “깡패 정치라고 맹비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탄핵과 포퓰리즘 조합은 국가를 큰 위험에 빠뜨리는 망국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대선 불복과 대통령 탄핵이 민주당의 당론이냐며 민주당의 깡패정치 청산을 촉구했다. 5선 중진인 권성동 의원도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개딸과 같은 강성 팬덤의 지지를 받아보려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민주당 정치공세의 표적이 돼온 한동훈 장관 역시 국민들이 민주당의 욕설 챌린지나 탄핵 챌린지를 잘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설치는 암컷막말 갑론을박여성비하 발언 전전긍긍

윤 대통령뿐만 아니다.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는 더욱 노골적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가짜 인턴증명서를 써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의원은 그야말로 대형사고를 쳤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설치는 암컷이라는 원색적인 비하 발언을 사용했다.

최 전 의원은 이날 북콘서트 사회를 보던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한국의 현 정치상황을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비유하자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비하 표현이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사실상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저격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과거 대선국면에서 이른바 쥴리공방과 다를 바 없는 낯뜨거운 저질 공세다. 민주당은 한때 페미니즘 정당을 지향했지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희롱 의혹 등으로 추락한 도덕성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크고작은 반성에도 당 분위기는 여전한 변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맹공에 나섰다. 특히 과거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의 성폭력 사건까지 소환하면서 민주당의 도덕성을 질타했다. 김기현 대표는 혐오와 분열의 저급한 삼류정치로 대한민국을 오염시키는 사회악이라면서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때부터 이어지는 민주당의 구시대적 성인지 감수성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건국 이래 대한민국 정치에서 듣도 보도 못한 천박한 막말이라며 최 전 의원의 정계퇴출을 촉구했다.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결국 조정식 사무총장이 나섰다. 조정식 총장은 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며 민주당은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역시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 안팎의 설화를 경계했다. 민주당은 결국 최 전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최 전 의원은 과거 성희롱 의혹 발언으로 ‘6개월 당원권 정지에 이어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 안팎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이 계셨던 의원님들은 '설치는 암컷' 발언을 듣고 같이 웃었다. 거의 선거 패배를 위해서 제사를 드리고 있는 수준고 혹평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진짜 인간이 되기는 틀렸다고 꼬집었다.

이상한 점은 최 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민주당의 대응이다. 반성과 사과보다는 도대체 뭐가 잘못됐느냐는 식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SNS 단체 채팅방에서 최 전 의원을 감싸기도 했다. 특히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암컷 발언 논란과 관련, “그 말을 왜 못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어떻게 조중동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은 매번 이렇게 우리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가라고 반박했다. 남영희 부원장은 파문 확산에 결국 사퇴했다.

최강욱 전 의원. 뉴시스
최강욱 전 의원. 뉴시스

속출하는 청년비하 발언MZ세대 표심 공략 난항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청년층 공략에도 실패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여당발 세대포위론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교훈을 전혀 얻지 못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30세대 표심을 겨녕했던 현수막 문구가 청년비하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의 노인비하 발언에 이어 또다시 청년층마저 등을 돌리게 만든 대형악재인 셈이다.

민주당이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현수막 표현은 적나라했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등. 이른바 MZ세대를 정치나 경제에 전혀 관심없이 돈만 밝히는 이기적인 존재로 규정한 셈이다.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당이 아닌 홍보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서 했던 것이다. 총선기획단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선긋기에 나섰지만 친명계·비명계 가릴 것 없이 내부 비판이 속출했다.

메가톤급 악재에 가까운 설화가 지속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강성 팬덤을 얻기 위한 돌출성 발언이 크고작은 잡음을 만들면서 총선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탄핵·암텃·청년비하 등 발언 수위도 날이 갈수록 표현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하나같이 중도층 표심 여성 표심 청년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더 큰 문제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막말 리스크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다.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과 수습 노력에도 강경파 의원들이 언제든 대여공세를 빌미로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개딸 팬덤을 기반으로 한 강경파 의원들의 언행과 관련해서는 사실 당 지도부의 엄격한 통제 또한 불가능한 구조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역대 총선을 돌이켜보면 여야 모두 한 방에 훅간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막말의 후폭풍과 파급력은 엄청났다. 그야말로 메가톤급 악재라면서 ““문제는 민주당이 민심과 동떨어진, 크고작은 막말을 쏟아내고도 반성 없이 강변을 이어가면서 위기의 징후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바탕으로 지지층에 올인하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지속할 경우 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의 불투명성을 고려할 때 당리당략의 태도로 정치적 불안정을 조정하기보다는 민생경제를 챙기면서 당 혁신과 쇄신에 보다 집중하는 게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