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 정치와는 떨어져 있는 두 정치인의 입에 정치 고관여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현안마다 여의도 정치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신당, 물갈이론 등 각종 이슈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입담이 정치 고관여층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여의도의 돈키호테 홍준표-정치 9단 박지원, 거침없는 입담 과시
- 주목 끌었던 홍준표박지원의 설설설() ‘톺아보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각종 이슈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닻을 올리게 되면서 긍정과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비명계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퇴진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출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신당의 파괴력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고, 여야의 물갈이 폭에도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쏟아지고 있는 각종 현안들을 바라보는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고단수 정치인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사실상 정치평론가 역할을 하며 입담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의 분석과 전망이 모두 타당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 고관여층에게는 새로운 흥밋거리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발언이 중도층의 정치 현안에 대한 판단과 표심을 결정하는데 일정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같은 식구도 상관없다친정 향한 거침없는 홍준표 독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솔직한 언행 때문에 홍준표 시장에게는 지금까지 돈키호테, 독고다이, 독불장군 등의 별칭이 따라붙었다. 현직 자치단체장인 홍 시장은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페이스북을 활용해 쉬지 않고 정치 평론을 쏟아내고 있다. 때로는 여당 지도부를 향한 거침 없는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원망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홍 시장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가능성이 제기되자 정치 경험 많고 큰 판을 다루어본 사람을 영입해서 비대위를 만들어야지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를 다시 당대표를 만들어 본들 그 선거가 되겠나라며 김기현 대표 실패가 바로 그런 거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쇄신 대상자들이 자기들 살아남으려고 김기현 체제 2기를 언론플레이를 통해 다시 만들려고 하는구나라며 그렇게 하면 선거하기 어려울 거다. 파천황(破天荒)의 변혁 없이는 총선 치르기 어려울 거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시장은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는 참 서글프다. 당대표가 대통령의 눈치 보며 거취를 결정했다니 될 때도 그러더니 5공시대도 아닌데 그래도 나는 당대표 그만둘 때 청와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될 때도 내 힘으로 떠날 때도 당당하게. 그런데 그런 당대표가 지난 9개월간 당을 지휘했으니 당이 저런 꼴이 될 수밖에라며 거침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홍 시장은 강추위가 온다는데 꼭 당이 처한 모습 같다그래도 정신 못 차리고 똑같은 길을 가려고 하니 한심하다 한심해라고 쏘아붙였다.

홍준표 시장과 김기현 대표 시절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시장과 김기현 의원이 대표 시절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홍 시장은 대통령실 출신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양지만 찾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실 출신들의 착각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대통령이 어려우면 대통령의 은혜를 입은 그런 사람들이 자진해서 험지로 가야지 너도나도 양지만 찾아 자기라도 살겠다는 모습만 보이는 것은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여당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공격과 이 대표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홍 시장은 이재명 사건의 수사 절차는 2년간 전 검찰력을 동원해서 마무리되었고 이젠 법원을 통해서 판단 받는 절차만 남았는데 아직도 할 게 남았는지 좀 그렇네요라며 그러다가 정말 이재명 측의 주장대로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지 걱정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면서 이번 이재명 수사도 이젠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정치는 본연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더이상 이재명 수사에만 집착하는 검찰 정치는 나라를 위해서도 우리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거침 없는 언행을 보여왔던 홍 시장은 돌연 한동훈 비대위출범 후 당내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이 이 같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 시장은 우중 골프논란으로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고도 정치 평론을 멈추지 않았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체제가 들어오면 일체 당무에 언급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김기현 체제 때는 바른 길 가라고 다소 깊이 비판하고 잘못 가는 길을 바로잡을려고 했지만 한동훈 체제는 직할체제이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부딪치게 돼 윤 대통령과 관계상 아무래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그건 유승민이나 이준석의 몫이기도 하다부디 당을 잘 운영해서 총선에서 꼭 이기기 바란다. 지면 식물정권이 된다고 덧붙였다.

여야 넘나들며 정치 평론 쏟아내는 박지원 정치 9

뉴시스
뉴시스

보수진영에 홍준표 시장이 있다면 진보진영에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있다. 박 전 원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평론가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내부 문제뿐만 아니라 여권 문제에까지 훈수를 두며 정치적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연륜이 높은 박 전 원장을 두고 정치 9이라 칭하기도 한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의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과 국민의힘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비상대책위원장 추전에 대해 유머스러운 표현을 사용해 정곡을 찔렀다.

박 전 원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찌하였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에게 주는 윤 대통령의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비꼬았다.

박 전 원장은 아바타, 황태자, 후계자 쌍둥이 동생 등 여러 별칭이 많았지만 아는 형님은 방송 장악, ‘아는 동생은 당권 장악으로 제2검찰공화국을 재창출하려 하지만 국민은 검찰 하나회의 재집권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는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에서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던 한동훈 전 장관을 이순신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한동훈 장관은 이순신 장군이 아니다저렇게 이순신 장군을 욕되게 표현하면 안 된다. 잘못하면 원균 된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시작됐고 한 비대위위원장 들어가고 이준석 신당 창당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 되면 공천 학살될 때라며 국민의힘의 다수 의원이 이준석 신당으로 몰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박지원 전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 뉴시스
박지원 전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 뉴시스

박 전 원장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조언과 질타를 오가며 입담을 자랑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되자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야 한다안 만나주면 집으로라도 찾아가라고 조언했다.

박 전 원장은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 집으로 찾아가서 문전박대를 당하니까 문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 그 모습을 보고 국민이 감동을 해서 정몽준 지지하던 사람도 노무현을 지지하게 됐다감동의 정치를 해야 되는데 그러한 모습을 보이라고 이재명 대표에게 굉장히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당 창당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는 지금까지 보면 이 전 대표는 사실상 창당할 성격도 못되고 태생적으로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정당화를 하려면 자기의 필드, 땅이 있어야 한다그런데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소속으로 5선 국회의원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를 했지만 광주·전남에서 그를 따라갈 후보가, 현역 의원이 아무도 없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한편 박 전 원장은 22대 총선에서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는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 채비에 나선 상황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