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직 비대위원에 김예지 의원, 나머지 7명은 모두 비정치인 출신
민경우·김경율·구자룡·장서정·한지아·박은식·윤도현 등 '20~50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28일 11명의 비대위원 인선을 마쳤다. 비대위는 비대위원장 포함 당연직 2명과 임명직 8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임명직 8명 중 7명은 비정치인 출신, 다양한 연령층의 인사들로 채워졌다.  

박정한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내고 "한동훈 비대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된다"면서 "위원장을 제외 10명 중 2명은 당연직, 나머지 8명은 지명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명직 8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분들은 기존 정치권에 없던 사람들로 영입했다"고 부연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지목됐다.

지명직 비대위원에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민경우 수학교육연구소장,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구자룡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장서정 자란다 대표,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대표, 윤도현 SOL(자립준비청년 지원) 대표 등이 포함됐다. 다만 구체적 인선 배경에 대한 설명은 추후 이뤄질 예정이다.

비대위원 임명식은 내일(29일) 당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 

韓 비대위의 키워드는 '비정치인', '나이 초월'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명직 비대위원 8명은 60년대생부터 02년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게 포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 최고위에 있었던 김예지(43) 국민의힘 의원은 비대위 핵심 멤버로도 발탁됐다. 그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한 의정으로 주목받는 인사다.

민경우(58) 수학연구소장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맡은 이력이 있으며, 국내 정치개혁에 일신해 온 만큼 특히 한 비대위원장이 투쟁 상대로 지목한 586 운동권의 기득권 정치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발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율(54) 공동대표는 정치권에 '내로남불' 거대폭풍을 불렀던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판한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슬로건인 '공정과 상식'에 부합한 당 정책·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 내부에선 그가 좌우 진영논리에 깊이 빠져든 현실정치의 모순을 혁파하는 데 일조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구자룡 변호사, 장서정 대표, 한지아 교수 등은 45세 동갑으로, 특히 구 변호사의 경우 지난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집중 파헤친 이력이 있다. 장 대표는 돌봄·교육 통합서비스 플랫폼인 '자란다'의 창업자 출신이고, 한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당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구 변호사에 대해 "정의와 상식에 기반해 동료를 지켜낼 사람"이라며 "비상식과 폭도가 지배하는 정치로부터 상식과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함께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친명(친이재명) 체제로 당권을 굳힌 이 대표와 그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을 집중 견제하기 위한 인선으로도 읽힌다.

여당은 또 장 대표에 대해서는 "인구재앙을 막고 워킹맘의 애로를 해결하고자, 사회시스템 해결을 위해 왔다"고 했고, 한 교수에 대해서는 "국제기구 경험 토대로 어르신 공경하는 정책에 앞장설 수 있는 인사"라고 설명했다. 

박은식(39) 호남대안포럼 대표는 혜민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으로 호남의 정치적·지역적 비전을 설파해 온 인사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정당의 서진(西進) 전략 수립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윤도현(21) 쏠(SOL·Shine On Light) 대표는 지난 18년 동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자립했다. 이에 지난 2021년부터 SNS를 통해 직접 후원자들을 모집해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독려하는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사회 내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하자는 취지의 인선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비대위 인선이 '비정치인, 연령대 초월'이라는 키워드에 잠식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정치권 인사들이라고는 해도 사실상 여권에서 정무적 목소리를 내 왔던 인사들이 상당수인 데다, 국민의힘·대통령실 산하 특별기구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어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도 적지 않다.

실제로 민경우 수학연구소장는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원외에서 활동한 바 있고, 김경율 대표는 회계사로 국민의힘이 지난 5월 출범한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에 몸담은 바 있다. 구자룡 변호사는 21대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저격수'로, 한지아 교수는 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으로 자살 위기극복 특별위원장을 맡은 바도 있다.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는 현재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이자, 김기현 체제 시절에 당 대표 특별 보좌역을 맡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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