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세 함연지 돌연 유튜브 중단한 까닭은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故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손녀이자 뮤지컬 배우 함연지씨가 2023년 12월 21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을 통해 함 씨는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고 본업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구독자들은 갑작스러운 유튜브 활동 중단에 놀란 듯 한 눈치다.

이런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함 씨가 경영수업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와 귀추가 주목된다. 함 씨는 오뚜기 지분  1.07%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함연지,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구독자들과 이별 고해, 향후 거취 주목
-업계 일각 '오뚜기 대주주 함연지 본격적인 경영 참여' 의구심 표출

함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햄연지(YONJIHAM)’를 통해 일반인들이 체험하기 힘든 상류층들의 삶을 영상을 통해 간접으로 체험시켜줘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47.1만 명(2023년12월27일 기준)이라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했으며 국내에서는 2014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데뷔,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

2023년 12월 21일에 업로드된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함연지씨 부부가 출연해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현재 그녀는 “미국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한국 음식을 잘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남편과 함께 거주 중인 함연지씨는“지난 4년간 여러분과 제 하루하루를 공유하면서 소통하면서 달려왔는데 앞으로는 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소한 하루하루를 느끼고 즐기면서 그런 것들의 의미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주말에도 좀 쉬고 카메라 없이 나들이도 가보고, 일상 속에서 진정한 저 자신을 찾아보며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겠다”며 "목요일을 기다려서 영상을 보시고 해피 충전을 하신다는 분들이 많았다. 이제는 영상이 안 올라와도 하루하루 여러 군데서 해피 충전 잘 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계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상류층의 삶 간접체험 시켜준 ‘햄연지’

이어 "저희를 지난 4년간 보듬어주시고 다시 찾아와주시고 예뻐해주셔서 정말 행복했다.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영상 끝무렵 함연지씨의 남편 김재우씨도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며 “함연지 아끼고 사랑해주면서 살고 있겠다”며 마무리 인사를 했다.

일각에서는 오뚜기 지분 1.07%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인 함연지씨의 돌연 유튜브 활동 중단이 본격적인 경영 참여를 준비 중이 아니냐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함연지씨는 이에 대해 최근 유튜브를 통해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 것에 큰 소명 의식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오뚜기는 최근 함연지씨의 시아버지인 김경호(전 LG자 부사장)를 글로벌 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하며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함연지씨 남편이자 김경호 부사장의 아들인 김재우 씨는 지난 2018년 오뚜기에 입사한 뒤 현재 휴직하고 미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보유하고 있는 오뚜기 지분율은 0.02%다.

-김경호 부사장 영입... 함연지 경영 참여 본격화?

김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에 선임한 이유에 대해 오뚜기는 "전문적인 분석과 전략 수립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김 부사장이 오뚜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오뚜기의 해외시장 성과는 저조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오뚜기 연결 기준 매출은 9087억 원으로 해외매출은 876억 원(9.6%)에 그친다. 동종 업계 경쟁사인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그 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77억 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경쟁자인 삼양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그 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77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업계를 비롯해 식품업계 전반에서 해외사업 진출은 필수다"며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며 "오뚜기가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기 위해서 역량이 증명된 김경호 부사장을 선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기업의 아들·딸의 경영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에 이어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등 경영 보복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팀장이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후 7년 만의 임원 입성이자 그룹 내 ‘최연소 임원’ 타이틀도 따냈다. 오뚜기 함연지씨 또한 유튜브 중단과 함께 경영 참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포함해 대기업 총수의 2·3세경영참여 행보가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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