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손자·'尹사단' 핵심도 출마하는 PK
용산發 출마자 대거 몰린 TK, 보수의 심장 구미는 3人 각축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들이 영남 집결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 출신 인사들 중 15명가량의 입지자들이 영남권 출마를 준비하면서다. YS의 손자부터 '윤석열 사단'의 핵심에 이르는 용산발 출마자 라인업은 영남권 현역의원들을 긴장시키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렇다 보니 22대 총선을 둘러싼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태경·황보승희 빠진 무주공산 PK

대통령실 출신 인사 중 PK(부산·경남) 출마 예정자는 6명가량이다. 현 정부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경윤호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는 부산 사하구 출마가 거론된다. 사하구 출신인 경 상임감사의 선택지는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현역인 사하갑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사하을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출신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은 부산 중·영도구 출마가 점쳐진다. 중·영도구는 현역인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아울러 중·영도구는 여권의 무게감 있는 인사들의 출마설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자신의 옛 지역구인 중·영도구 출마를 시사했고,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설도 거론된다. 

현 정부 대통령실에서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은 부산 해운대갑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갑은 현역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공석이 된 지역구다.  

이창진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은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다. 앞서 이 전 행정관은 지난 12월 2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제구를 정부 청사와 서울시청이 있는 서울의 종로·중구와 같은 대도시로 만들어 보이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 전 행정관은 지난 12월 27일 국민의힘 출마예정자들과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민후사'의 시대정신에 공감한다. 저희부터 실천하겠다"며 불체포특권 포기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부산 서구·동구에 출마한다. 조부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김 전 행정관은 지난 12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부마항쟁으로 민주화의 염원을 붉게 물들였던 부산, 그중에서도 서구·동구만을 생각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을 받들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행정관은 이 전 행정관과 함께 불체포특권 포기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고, 지난 12월 11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지역 현안 및 중앙정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윤석열 사단'의 핵심이자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시급한 현안을 마무리하고 시일 내에 사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후임에는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이 내정됐다. 주 비서관은 현재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부산 수영구 출마가 거론된다. 

TK로 몰리는 尹의 참모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주먹을 쥐어보이며 시민과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주먹을 쥐어보이며 시민과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출신 인사 중 TK(대구·경북) 지역 출마 예정자는 9명가량이다. TK는 대체적으로 행정관급 참모들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역구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성은경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대구 서구에 출마한다. 성 전 행정관은 지난 12월 27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소수 여당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고향인 대구 서구에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광삼 전 대통령실 소통비서관은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대구 북구갑에 출마한다. 전 전 비서관은 지난 12월 26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는 보수 혁신을 밀어붙일 새 인물이 필요하다"며 "소신과 강단으로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헌법 정신을 지키는 선봉장을 자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 출마한다. 지난 12월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임 전 차장은 "나라를 위해 바쳐왔던 40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영주, 봉화, 영양을 위해 제가 뛰어야 할 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구미는 출마 예정자만 17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 출신 입지자 3인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은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경북 구미시을에 출마한다. 허 전 비서관은 지난 12월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1번으로 마쳤다. 허 전 비서관은 "첨단산업과 정주기능을 갖춘 도시 인프라가 구축되면 떠나려는 구미의 청년들과 미래를 설계하려는 전국의 청년들이 구미를 찾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명구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도 구미을에 출마한다. 강 전 비서관은 지난 12월 27일 사직서가 수리되고 다음 날인 28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강 전 비서관은 "현 정부 국정철학과 정책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 경제와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지역사회를 설계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구미갑 혹은 구미을 출마가 점쳐진다. 김 전 행정관이 구미을에 출마할 경우 한 지역구에 대통령실 참모 출신 출마자만 3명이 몰리는 셈이다. 이에 김 전 행정관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도전한 구미갑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부형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포항 북구에 출마한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12월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패기 충만한 40살 박태준 회장을 내세워 제철보국, 잘사는 나라를 이끌었던 것처럼 변화와 쇄신, 강철같은 리더쉽이 필요한 지금 40세인 제가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 전 행정관은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 공동선언문에 참여한 예비후보 중 한 명이다. 

조지연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실 행정관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경북 경산에 출마한다. 지난해 12월 20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조 전 행정관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새로운 정치, 혁신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전 행정관도 불체포특권 포기 공동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한편 경산은 현역인 윤 의원과 조 전 행정관과 더불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출마가 예상되는 만큼 여권의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李 "영남 60명 중 40명은 날라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대통령실 참모들의 연이은 영남권 출마와 함께 당 안팎에서 확산되는 '영남 물갈이론'으로 인해 여권의 영남권 현역의원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을 거론한 바 있다. 당시 인요한 혁신위는 당내 반발에 부딪혀 빈손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혁신위 종료 직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나아가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존재한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2월 26일 취임과 동시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저는 승리를 위해 뭐든 다 하겠지만 제가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진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월 2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위원장의 불출마는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무섭다"고 설명했다. 이날 홍 의원은 "아무래도 영남권, 특히 TK가 보통 한 40~50%를 하니까 물갈이에 대한 어떤 우려가 있다"며 한 위원장의 선제적 불출마는 당내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지난 12월 28일 비대위원 인선에서도 평균 연령 44세의 비영남권·비정치인을 전면 배치했다. 이렇다 보니 한 위원장의 연이은 행보는 여권의 세대교체를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2월 28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한 위원장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 안동·예천)을 비서실장으로 쓴다는 건 많은 사람들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결국 TK 의원을 다 죽일 것"이라며 "당에 본인보다 어린 사람이 별로 없어서 고른 거고, 김 의원 포용과 상관없이 이 팀은 죽이겠다고 생각하면 죽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영남권 현역의원 3분의 2가량을 물갈이할 것"이라며 "영남 60명 중 40명을 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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