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은 천연재료로 만들어 동양인 위장관에 알맞아”… 온라인으로 빅 매출 성공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떡 박사’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로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는 현재 7년째 조합을 이끌며 경기도 양주에서 17년째 가족과 함께 떡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최정탁 전무는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이후 연세대 이학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제병경영학과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떡 관련 업계 전문가로서 떡 관련 전문 레시피 책자를 제작해 보급했다.

또한, 백석예술대에 이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성결대학교 겸임교수 등 7년여 간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키워왔던 그는 코로나 시국에서도 매년 10억 이상 조합의 매출 증대를 일으킬 만큼 뛰어난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조합원 회사가 빅 매출을 일으켜 성공하도록 일조하며 떡의 전통성 계승 및 세계화를 선도하고 떡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 떡 산업의 위상 강화를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 떡 산업의 리더로서 떡 박사라는 명성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처음 떡집을 하게 된 계기는 가장으로서 가정에 충실하면서 나는 고생하더라도 아이들은 잘 가르쳐야겠다는 마인드로 떡집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떡을 하다 보니까, 단순한 경제적 개념의 만족뿐만 아니라 우리 떡이 가지고 있는 역사의 대단함과 그 역사 속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핀란드 대학원생이 있는데, 그분이 한국의 강소기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강소기업이 한국의 떡집들이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6년을 같이 연구했어요. 그분은 지금은 핀란드 트르크 대학 동아시아 문화 연구소장이자 교수님이신데, 당시 ‘한국의 강소기업 떡집’을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을 저한테 보내왔어요. 이분이 저보다 나이는 4~5년 어리지만, 세계 최초로 떡집을 연구한 박사님이 되신 겁니다.

그때 저는 우리 것의 소중한 것을 간과하고 먹고살기에 급급했었는데 그분이 떡 박사로서 논문을 보내와서 큰 충격을 받았죠. 외국인이 오히려 우리 것에 대한 가치를 더 소중하게 발견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니 소명의식이 느껴져 떡학과를 만들어 후학을 양성해 우리의 전통을 이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그래서 52살에 늦은 나이지만 도전을 시작해 연세대 외식산업 CEO 과정을 거쳐 호텔외식급식경영 대학원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요. 졸업 때는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최선을 다해 수학한 결과 대학원 전체 최우수 성적 졸업상을 받았습니다.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오른쪽 맨 앞)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오른쪽 맨 앞)

- 무엇보다 떡을 맛있게 만드시는 떡 박사로 유명하신데 떡은 제과제빵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나요.

▲제과제빵의 빵은 밀가루를 굽는 문화이고요. 떡은 쌀과 물과 소금의 조화입니다. 떡의 장점은 순수 천연재료 위주로 되어 있고요. 제과제빵은 첨가물과 보존료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우리 동양인의 위장관에서는 밀가루의 경우 위장 장애가 많이 발생하고요. 특히 당뇨 유발의 원인이 되며, 치아 건강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칩니다. 빵 좋아하는 사람치고 건강한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저는 수많은 사례를 갖고 있어요.

근데 떡은 탄수화물 의존성만 없으면 돼요. 무엇이든 많이 먹으면 비만이 오잖아요. 이 같은 경우만 빼면 떡은 영양 있고 균형 잡힌 식단에 해당해서 건강에 좋습니다. 자연적인 천연재료라서 우리 동양인의 위장관에 알맞게 되어 있거든요. 우리 역사나 식습관에도 알맞은 것이 떡이에요.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왼쪽에서 두 번째)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왼쪽에서 두 번째)

- 서구화한 현대 식생활로 인해 떡 산업 발전이 저해되는 상황에서 떡 산업 부흥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떡집들이 참 경기가 좋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식단이 서구화되고 떡 대신 대체 식품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여전히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좀 더딘 상황입니다. 이에 저는 현실적 대안으로서 후학 양성을 위한 연수원 체험장, 나아가서 대학에 떡학과가 설립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개인으로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과제빵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매우 많은데 떡학과는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저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에서 제과제빵학과 학생들에게 처음 떡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제 수강신청이 오픈 5분 만에 셧다운 될 정도로 인기 폭발이었어요. 그런데도 떡학과를 따로 만들질 않았어요. 외식산업학부에서 제과제빵학과에 과목만 추가한 겁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떡이 얼마나 소중한지 정체성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기관과 국가가 협력해서 대학과 고등학교에 관련 학과를 개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맨 오른쪽)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맨 오른쪽)

- 떡은 우리나라 풍속 및 전통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봐서 떡 산업이 위축되면 우리나라 전통문화 부흥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시는지요.

▲나라의 정체성은 나라의 속담과 격언을 보면 드러나 있거든요. 우리나라 속담과 격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외자가 떡입니다. 그리고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삼칠일부터 백일, 돌, 회갑, 제사 등 모든 24절기와 통과의례가 떡과 연결돼 있습니다.

떡은 덕에서 유래된 것으로 혼자 먹기 위해서가 아닌 나누기 위해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떡은 나눔이요, 정이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이란 기쁠 때만 함께하는 게 아니라, 애경사 즉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누는 것이 사랑인 거죠. ‘빵’하면 ‘생일 케이크’이듯이 제사 때 또 장례식 때 떡이 빠진다면 뿔이 빠진 것처럼 우리는 생각해 왔어요. 떡은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우리 민족의 상징물로써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고 사랑 그 자체입니다.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왼쪽 위)

- 마지막으로 떡 박사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봉건왕조시대의 신분서열을 의미하는 ‘사농공상’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노비들이 힘든 일을 많이 했었고 대부분 선비가 국가의 중요한 일을 맡아 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로서 기술이 우대되는 세상이고 또 상업이 매우 존중되는 그런 세상이지 않습니까? 현시대는 부자로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전통 떡은 기존 세대의 배운 사람들이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표적인 3D업종이기 때문에 기피하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 전통 떡의 경쟁력입니다.

요즘은 떡이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 자제분들까지 다른 데 취직했다가 많이 물려받는 추세가 됐거든요. 경제적으로도 크고 경쟁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최근 디지털화되고 온라인화, 자동화, 전문화, 고도화되면서 기계가 대체하다 보니까,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어요. 그러한 가운데 전통 떡의 가치를 깨달아 소명의식을 갖고 뛰어든 떡 장인은 온라인으로 성공해 대박이 나고 있습니다. 그 증거로 바로 6년간 같이 연구했던 박사가 연구한 결론이 한국의 초일류 강소기업은 전통 떡 제조업체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모시잎떡 하나로 건물주가 된 사람입니다. 떡볶이가 세계를 강타하고 K푸드의 원조인 고려병이 전 세계를 강타한 것처럼 여러분도 얼마든지 전통 떡으로 세계적 성공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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