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제아트쇼 3년 연속 베스트 작가에 선정

정봉숙 화가가 부여에서 본보와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 이재희 기자]
정봉숙 화가가 부여에서 본보와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 이재희 기자]

[일요서울 l 부여 육심무 기자] 충청지역의 대표적인 예술행사인 대전국제아트쇼에서 3년 연속 베스트 작가로 선정된 화가 정봉숙은 여인과 여인의 누드와 연꽃, 모란를 주로 그리는 화가이다. 정봉숙은 부여에서 출생해 대학원에서 ‘종교 완성을 통한 인격 완성과 예술의 질’이라는 주제로 1986년 석사 학위를 받기까지는 보통의 미술 학도와 같은 길을 걸었다. 그러나 프랑스로 미술 유학을 떠나기 위해 어머님 품이 그리워 잠시 고향에 머물던 중 모친이 갑자기 병환에 눕고 아버님 마져 눕게 됐다. 이 때부터 30년간 모든 생활을 부모의 회복과 돌봄에 전념했던 그녀에게 화단에서는 효녀 화가라는 명칭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래도 붓은 놓지 않았지만 잊혀진 여인으로 30년 성상을 지낸 그녀는 2015년 제2의 탄생을 알렸고, 2016년‘30년 만의 귀향 정봉숙 인체전’을 통해 약 1500호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우리에게 봄을 알렸다. 청룡의 해 벽두에 백제의 천년 고도 부여 궁남지에서 정봉숙 작가를 만나 지난해 소회와 새해 전시 계획 등 구상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문) 2021부터 2023년까지 연속 3회 대전국제아트쇼 베스트 최우수작가로 선정되신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답) 갑자기 세상에 나와 세상 사는 법(?)도 알지 못한 채 화산이 터진 마그마와 같은 활동에 많은 아픔의 화살을 맞았답니다. 그때는 고독하고 견디기 어려웠지만 오히려 저에게는 큰 에너지를 낼 수있는 약이 되었습니다. 힘들수록 저는 작품에만 전념하였지요.

대전국제아트쇼는 대전미술과 해외미술의 만남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참여해 다양한 미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국제 행사로​미술 시장의 흥행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매년 다양한 특별 전시회와 신진 예술가,신진 컬렉터를 발굴하고 젊고 감각적인 Art-마켓으로 작가의 선발,계약,전시,판매에 이르기까지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예술문화의 컨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답니다.

여기서 2021년 '고고한 응답'이라는 타이틀로 여인의 누드 작품으로 답을 하였고, 2022년은 금박을 도입하여 그리는 사람과 관람객의 내면에 위대성을 표현하면서 '백제 여인의 향기' 검이불루화이불치(儉而不陋華而不)아름답고 당당하게 표현하므로 2년 연속 베스트 최우수작가로 선정됐답니다. 그래서 솔직히 요번2023 DIAS 대전국제아트쇼는 부담이 더 컸습니다.

연속 베스트 작가로 선정되다 보니 많은분들께서 기대가 클 것이고 제 스스로도 그 대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개인 갤러리메인에 여인 100호 2점을 주제로 준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연속 될 거라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또 베스트 최우수작가로 선정되니 더 큰 기쁨에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제 작품은 대작2점이 바로 판매됐으나 많은 작가들의 작품에 예년에 비해 판매되었다는 표시가 많지 않았던 점입니다.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전 국제아트쇼 3년 연속 베스트 작가에 선정된  백제미소 정봉숙 화가.[사진 = 이재희 기자]
대전 국제아트쇼 3년 연속 베스트 작가에 선정된 백제미소 정봉숙 화가.[사진 = 이재희 기자]

문) 대전국제아트쇼에서2명의 관객이 정봉숙 작가의 작품 앞에서 순간적으로 기절하는 현상이 일어났다는데요.

답) 작품에 담긴 작가의 예술 혼과 관람객의 정서가 격하게 공감하여 스탕달 중후군(Stendhal syndrome)이라고 뛰어난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의식 혼란, 어지러움증, 심하면환각을 경험하는 현상인데요.

제 작품이 감동을 주었다는 점에서 저도 감동했고,자랑스러웠습니다.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예술작품을 많이 구입해 주시는 경제인들께서 거의 전시장을 찾아주시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지만 작가분들은 전시와 교류의 장 만으로도 즐거운 행사였습니다.

한동안은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껴 초대전 등을 최소화 할까 생각도 있었지만 저의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관객들을 위해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자리를 위하여 미술관 대작 100점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의 유명 사찰에서 ‘부처 그리고 생명전’이라는 주제로 여인과 누드 전시회를 열었는데 시민들의 반응은?

답) 사찰에서 누드화를 전시하는 사례는 아마 제가 처음이지 아니었을까요? 사찰 주지 스님과 연이 있었고, 불교를 연상하는 연꽃을 제가 많이 그려서 시민들이 연꽃을 주제로한 전시회인 줄 알고 왔다가 전시 작품이누드화인 것을 보고 당황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곧 제 작품들이 누드화이지만 선정성이 있다기 보다는 부드럽고 포근한 분위기를 담은 것을 보고 탄생의 원초적인 감흥부터 모성의 숭고함을 작품에 담았구나 하는 인상을 받으셨답니다. 오히려 감추고만 지내왔던 자신들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 같아 감동적이였고 전시장이 사찰이라 그런지 그림이 움직이는 것 같다며 정봉숙 작품이 물을 만났다고 까지 평해주셨습니다.

저는 제 누드 작품에 선정성은 거의 없다고 늘 생각했으나, 어느 조각가가 분은 오히려 절정의 관능을 풍긴다는 말씀을 하기도 하셔서 놀랐습니다.

문) 인물화를 그리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답) 저는 지금은 누드화를 그리면서 모델을 쓰지 않고, 상상력만으로 그리고 있어요. 종전에는 공부 할 때는 모델을 보고 했지만 인물이 풍기는 분위기와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됐어요. 저는 인물화의 눈. 눈을 그리는 테크닉이 가장 어려울 뿐 아니라 눈동자의 형태 빛 깊이 등은 인물의 분위기를 넘어 감성과 인격 묘사까지, 완성은 눈이라고 봅니다.

인물에 대한 탐구,그리고자 하는 피사체와의 공감이 이루어졌을 때, 현실에 없는100% 상상한 인물의 내면이 드러나는 작품이 완성됩니다. 그 때 엄청난 희열과 위로를 받습니다. 인물의 눈동자 만큼 감동을 주는 것이 없고 이 것의 완성이 곧 저의 작품의 완성이기도 합니다.

정봉숙 화가가 새해 전시회 준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이재희 기자]
정봉숙 화가가 새해 전시회 준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이재희 기자]

문) 모든 작품에 우수가 깃들여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답) 저는 어려서 죽음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깊은 사색에 침잠해 잠을 못이루던 내면의 기억이 남아있어요. 또 편찮으신 어머님과 단 둘이 지내다시피한 30년의 세월도 다 못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정서 등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의 색조는 두려움이나 어둠이 아니라 따뜻한 인간의 정에 바탕을 두고 혈관을 타고 흐르는 혈액처럼 생명이 숨쉬는 분위기를 풍긴다고 생각합니다.

애틋한 사랑 ,자비는 기쁨과 애처로움이 함께함에 잔잔한 슬픔이 동시에 담겨있다 여깁니다. 저는 어떠한 여건에서도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붓을 들고 저와 제 그림이 관람객과 주위 사람들의 행복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문) 새해 창작활동과 작품 이야기는 봄날에 더하기로 하고 올해 꼭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답) 고향 분들을 비롯해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의 성원에 부응해 보답이라도 하고자 주 2회 재능기부로 서양화 실기 강의를 7년간 해 오고 있습니다. 삶이 그림을 만날때 라는 동호회로 1년에 300점 정도 청출어람이라는 타이틀로 전시도 하며, 저를 만나 그림을 그리시는 분은 약 백 분이 넘습니다.

그리고 국제로타리 백제미소로타리 여성클럽를 창립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각지대 독거어르신 영양플러스 행사를 월 2회 4년간 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가능하면 예쁘게 지내야 할 사춘기 아이들이 속옷이나 생리대 등 여성용품, 남루해 부끄러워 하는 일이 없도록 돕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맑고 향기롭게 피어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 이웃들이 사랑으로 상대를 이해하며 서로의 향기에 위안을 얻은 정감 어린 한해를 꿈꾸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보듬는 봄날의 따스함 같은 이웃의 정이 생명에 대한 진정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로울 때 주저없이 부를 수 있는 친구, 같이 있으면 아픈 상처를 잊을 수 있는 벗으로 살아가는 삶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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