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전시당 "탈당과 입당 반복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자료사진]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자료사진]

[일요서울 l 대전 육심무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울)이 8일 국민의힘에 입당함에 따라 대전 유성을 선거구의 내년 총선 경쟁이 극히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2003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으나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음주운전 경력 등으로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해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재선에 성공했다.

자유선진당이 여당에 통합된 후 2011년 민주당으로 돌아왔다가 지난해 12월 탈당해 이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상민 의원이 내리 5선을 기록하고 있는 대전 유성을 선거구는 대덕연구단지를 품고 있는 우리나라 과학의 요람으로, 고 박정희 대통령이 과학 입국을 기치로 건설했음에도 역대 선거에서 보수표가 가장 적게 나오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대전 7개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진 곳으로 현 여당이 표가 안나오는 데 짜증이나 연구 예산을 삭감했다는 유언비어가 돌기도 한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자들(왼쪽부터 정기현 허태정 김찬훈)[사진 = 선관위 자료]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자들(왼쪽부터 정기현 허태정 김찬훈)[사진 = 선관위 자료]

이상민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이 지역에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정기현 전 대전시의원 및 김찬훈 ㈜나라아이넷 회장 등 3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해 있는데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정의당 김윤기 부대표의 출마가 확실한 편이고, 대전지역 최초의 더불어민주당 여성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보복운전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경 전 상근부대변인이 살며 표밭을 갈던 곳도 이 선거구이다.

당초 이상민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이나 신당으로 나올 경우 선거 구도에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생겨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제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가 앞을 가늠하기 힘든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많은 후보자들이 일찌감치 이상민 의원이 당의 공천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5선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분위기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자리를 잃었지만 유성구청장을 두 번 역임한 허태정 예비후보와 이상민 의원의 대결이 점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이상민 의원에 대해 “열린우리당, 선진당, 민주통합당을 거쳐, 이번에는 국민의힘 의원으로 변신했다”며 “지난 20년간 탈당과 입당을 반복하며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이 된 이상민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은 전혀 낯설지 않다”고 비꼬았다.

또 “정치적 영달을 위해 지역민을 팔고, 소속 당을 팔고, 자신의 영혼까지 판 이상민 의원이 미사여구로 자신의 욕심을 포장하더라도 더 이상 믿을 국민은 없다”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 내에서 정치적으로 용도폐기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논평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순히 다선의원 한명이 당 옮긴 것이 아니다”며 “이 의원의 용기와 경륜으로 우리는 개딸 전체주의가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겨낼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8일 오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옆에 자리한 이상민 의원[사진 = 국민의힘]
8일 오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옆에 자리한 이상민 의원[사진 = 국민의힘]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이렇다할 논평 등을 내지 않았는데 오랫동안 현장에서 적으로 싸워 온, 혁신과는 상반되는 인물을 중앙당이 영입한 데 대해 지역 당원들의 정서와는 다른 환영 논평을 내기도 애매한 모양새이다.

그러나 이 선거구에는 아직 자천이든 타천이든 국민의힘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상민 의원의 입당으로 밑질 것을 없다는 표정이다.

유성의 한 국민의힘 당원은 “거친 말로 20년 가까이 우리 당을 헐뜯던 인사가 이재명의 개딸들의 활동을 빌미로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 승리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충청지역에는 역할을 할 충분한 다선 의원들이 있으니, 나대지 말고 가지고 있는 지역구 한 석이나 지키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입당식에서 “이번 총선에서 제 지역구부터 챙기고 충청권, 중부권에서 총선승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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