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탈당 기자회견서 "민주당, '이재명당' '방탄정당' 전락"
이원욱·조응천·김종민과 제3지대 신당 꾸리며 새 정치 시도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이동 중이다. [뉴시스]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이동 중이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민주당과 결별을 선언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5선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야권 중량급 인사의 제3지대행이 향후 총선지형에 어떠한 균열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당(母黨)인 민주당을 떠나 제3지대에서 새 정치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서 전날(10) 민주당을 나간 이원욱·조응천·김종민 무소속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제3지대 신당을 꾸리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며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그간 당내 비주류로서 핍박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럼에도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 받고 공격 받았다"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떠나 제3지대에서 신당을 꾸리겠다며 22대 총선 출사표를 냈다.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전 대표는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며 "정권이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하고, 다수당의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하는 현실을 바로 잡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 3인방과 정치적 연대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며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와 비명계가 잇따라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이재명 총선 체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는 총선 전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이 전 대표와 비명계를 어떻게든 포섭하려 했으나, 결국 자진 사퇴 및 공동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 비명계 요구사항에서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적전분열에 이르렀다. 

이 전 대표와 비명계를 주축으로 한 신당은 창당을 전후해 이준석·양향자·금태섭 신당과 공동노선을 꾸리며 제3지대 빅텐트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