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00억 원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회사 지분 매각

한미약품 본사 전경 [뉴시스]
한미약품 본사 전경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과 신약 개발 기업 한미약품 그룹 간 맺은 대주주 지분 맞교환 계약에 반발하면서 오너일가 간의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이번 계약 결정은 임 사장의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남 임 사장이 이견을 제기한 것이다.

-OCI·한미그룹 대주주 지분 맞교환 계약... 임종윤 반발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

OCI그룹과 한미약품 그룹은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7703억 원을 투입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인수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획득한 후 브랜드 통합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마무리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으로 통합된다. 이사회는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계획으로 이우현 OCI 회장과 한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OCI그룹과 통합에 대해 임 사장이 오너 일가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어 경영권을 두고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회장이 11.66%, 장남 임종윤 사장이 9.91%, 장녀 임주현 실장이 10.20%,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10.56%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뉴시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뉴시스]

임 사장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라고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OCI그룹과 전격 통합을 결정한 것은 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상속받으면서 부과된 55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회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사장의 OCI그룹과의 통합에 대한 반발에 대해서 한미약품 그룹은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라고 OCI 통합에 관여할 자격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임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해서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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