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법·펜·칼로도 못 죽였다. 국민이 살린 것"
李 '당 통합·선거제 개편' 복귀 과제 산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불의의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당 최고위원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당무 복귀에 나섰다. 지난 2일 피습 사건 이후 보름 만에 복귀한 이 대표는 첫 일성으로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피습 뒤 멈춰버린 야권의 '총선 시계'가 재가동한 것이다. 다만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돌입한 이 대표의 앞에 놓인 과제도 산적하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탈당 이후 불거진 야권 분열의 수습과 함께 선거제 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촉구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년간의 정부·여당과 윤석열 정권을 보면 참 걱정이 많이 된다"며 "경제도 더 어려워졌고, 안보도 더 나빠졌고, 민생도 더 나빠졌고. 좋아진 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 똑같은 잣대가 누군가에게는 휘어진다.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의 나라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다. 민주당은 그 책임을 묻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많은 논란들이 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법으로도 죽여 보고, 펜으로도 죽여 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 국민들께서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국민들께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 가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복귀 일성으로 22대 총선의 최대 화두인 '정권심판론'을 거론한 만큼, 민주당도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의 공백기 동안 쌓인 과제도 산적하다. 

우선 과제는 야권 분열의 수습이다. 이 전 총리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무소속 의원은 이 대표의 입원 기간 동안 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17일 인재영입식 모두발언에서 "참 안타깝게도 이 전 총리께서 당을 떠나셨고, 몇 의원들께서도 탈당했다. 통합과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다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단일한 대오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희망을,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과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추가 탈당 가능성이다. 현재 민주당은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돌입하기 전부터 계파 갈등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공천 잡음은 민주당의 '분당 사태'를 야기할 뇌관으로 지목되는 중이다.  

이와 관련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추가적인) 탈당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지만 지금 누가 탈당을 하겠나"며 "추후 총선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은 사람이 다른 당에 노크를 해서 탈당할 가능성은 있는 것이지만 현재 시점에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아가 선거제 개편도 시급하다. 정치권은 22대 총선을 85일 앞둔 현시점에서도 선거제 개편과 선거구 획정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선거제 개편과 관련 지난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난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입장은 명백하지만, 왜 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민주당의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례제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뭔가"라고 물은 바 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47석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 제도를 적용하는 한시적인 '준연동형 캡'(연동 의석수 상한선)을 도입했다. 만약 정치권이 현행 선거제도를 개편하지 않을 경우 22대 총선은 47석의 비례대표 의석 전체에 준연동형 제도가 적용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현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한 채 준연동형 캡을 재도입해 병립형·준연동형 제도를 절반씩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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